[ 뉴욕=이학영 특파원 ]

미국 정부와 IMF(국제통화기금)가 한국이 최근 도입한 일련의 경제개혁
조치에 대해 강력한 지지의사를 표명,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경제 신뢰도
회복에 서광이 비춰지고 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송년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환율제한폭을 폐지키로 한 조치 등과 관련, "그같은 개혁 조치에 크게
고무됐다(veryencouraged)"며 "미국은 우리의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보다
많은 것을 할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말해 필요할 경우 한국을 적극 지원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미셸 캉드시 IMF 총재도 이날 대통령 특사로 미국을 방문중인 김만제
포항제철 회장과 만나 "한국의 경제개혁 프로그램이 제대로 가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이 자리에 배석한 신동규 주미 한국대사관
재경참사관이 전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대한 추가 지원 문제에 언급,
"이미 수립된 기본 틀 내에서 보다 많은 것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며 "한국 등 아시아 경제의 안정은 미국 경제와도 직결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한국경제에 대한 강력한 지원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어서 그동안 한국 금융시장을 외면해 온 국제 투자자들의
대한 신인도를 끌어 올리는 중요한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리처드 게파트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는 이같은 클린턴 대통령의
적극적인 대한 지원선언과 관련, "우리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다"며
"우리 자신의 국익을 위해 한국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캉드시 총재는 김만제 포철회장이 뉴욕의 금융기관 책임자들을 만나
한국정부의 경제개혁 이행과정을 설명하고 한국계 은행들에 대한 여신
재개를 촉구할 계획이라는 설명을 듣고 "아주 좋은 일"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회담에 배석한 신 참사관이 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