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 정부의 금융기관구조조정에 불만을 표시하고
보다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IMF는 지난3일 협의서 서명을 완료한 이후에도 부국장급 2명이 지휘하는
협의단이 계속 힐튼호텔에 머물며 세부적인 사항을 조정하고 있다.

IMF측은 최근 은행에 대한 정부출자방침에 대해 이견을 제기하고 있다고
재경원관계자들은 전했다.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에 대해 1조1천8백억원씩 현물로 출자하고 나머지
은행들에 대해서도 후순위채발행과 정부출자 등 정부가 직접 나서서 구제
하기로 한데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는 것이다.

부실금융기관을 정리하기로 해놓고 정부가 출자하는 것은 구조조정을
저해한다는 반론이다.

이에대해 우리측은 지원을 하되 동시에 배당금지 인원감축 등 자구노력을
동시에 시키고 있고 출자지분은 일정기간뒤 국내외에 매각할 예정이므로
구조조정의 한 방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IMF측은 자구노력을 병행시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부실금융기관은
폐쇄까지도 시키겠다는 원래의 합의정신에는 위배된다며 납득하지 못하겠다
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IMF는 한국은행이 금융기관지원에 11조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도 통화긴축을 하기로한 합의를 어기는 것이라고 이견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측은 다른 부분에서 통화를 환수하면 총유동성을 연말기준으로 15.4%로
맞추는 데는 문제가 없으며 개별금융기관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금융시스템을 지원하는 것이므로 당초 합의와 어긋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IMF는 이같은 지원이 결국 부실금융기관과 부실기업의 퇴출을 지연
시킬 것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 김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