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사의 예금인출 사태가 급속히 안정기미를 보이고 있다.

두차례에 걸친 14개 종금사의 영업정지 여파로 예금인출 사태를 겪은
나머지 종금사들의 예금인출이 큰폭으로 줄거나 일부는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 9개 종금사들이 영업정지된 이후 번지기 시작한 종금사 예금인출
사태는 지난 8일까지 8조6천억원의 예금이 빠져 나갈 정도로 위험수위를
넘은 상태였다.

또 지난 10일에는 이미 예금인출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선 5개 종금사에
대한 추가영업정지가 내려진 후에도 예금인출사태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하지만 나머지 16개 종금사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정책이 잇따라 시행
되면서 12일 종금사창구는 진정국면으로 들어간듯한 분위기가 역력해졌다.

임창열 부총리겸 재경원 장관이 지난 11일 공공기관 단체장들을 만나
종금사 예금유치에 나섰는가 하면 12일에는 영업정지된 종금사에 묶인
콜자금을 은행권에 지원키로 해 중단됐던 은행권의 콜자금 공급이 재개될
발판을 마련했다.

정부는 또 신용관리기금을 통해 1조원을 살아남은 종금사에 풀기로 하는 등
종금사의 신용도를 높이는 갖가지 조치들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따라 살아남은 16개 종금사 가운데 개인고객이 가장 많은 동양과
제일종금 등 서울 소재 2개 전환종금사는 개인고객의 예금인출이 절반이하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제일종금의 경우 객장에 찾아와 예금을 찾아가는 고객 숫자로 보면 5분의
1로 줄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특히 동양종금은 감소세를 보이던 법인수신이 11일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고 밝혔다.

부산지역 4개 종금사의 무더기 영업정지로 홍역을 치렀던 부산소재의
LG종금 역시 한창 어려울때는 개인고객 예금이 하루에 1백~2백억원씩 빠져
나갔는데 12일부터는 예금인출 규모가 10분의 1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금융계는 "정부가 취한 종금사의 기업어음(CP) 만기연장 조치의 실효를
거둘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