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숭동 문예회관소극장에서 열린다.
마임은 동작과 표정만으로 주제를 전하는 "소리없는 아우성".
참가작은 8편.
국내파와 해외파의 연기대결이 펼쳐질 예정이어서 관심을 끈다.
국내파의 대표주자는 유진규씨.
12일 페스티벌 서막을 장식하는 유씨는 76년 "육체공연"을 시작으로
현대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돼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희화적으로
표현해왔다.
그동안의 대표작을 모은 "유진규네 몸짓여행"과 인간존재의 가벼움을 한올
머리카락에 빗댄 "머리카락", 강박관념을 표현한 "망령", 잠재의식속에
내재된 폭력을 그린 "밤의 기행"등을 공연한다.
유씨의 뒤를 받쳐주는 국내파는 조성진 이두성 고재경 강정균 장성익
김원범씨등.
이들은 마임 양식에 동양적 주제를 집어넣어 새로운 무대를 시도한다.
조성진씨는 "천지인"(13일)에서 한국고유의 춤사위로 현대인의 지친
심성을 풀어낸다.
이두성씨는 "허수아비의 꿈중에서"(14일)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모색하며, 고재경씨는 "나비"(14일)에서 무위자연의 현대적 의미를 살핀다.
"개미와 베짱이"(14일)를 함께 발표하는 강정균씨와 장성익씨는 이솝우화를
인용해 자유와 나태를 표현하며, 김원범씨는 "녹색이야기"(14일)에서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유학파는 프랑스 영국등 유럽에서 마임을 공부한 박미선 남긍호
임도완씨등.
박미선씨와 남긍호씨는 "현대마임의 대가" 에티엔느 드쿠르의 작품을
서구적 기법으로 함께 공연한다.
박씨는 프랑스 파리 에티엔느 드쿠르 모던마임학교와 연국 런던모던마임
학교에서, 남씨는 프랑스 파리 마르셀 마르소 국제마임학교에서 공부했다.
"장난스런 악마"(13일)등 4편을 공연하는 이들은 신체를 기하학적인
조형으로 표현하는 기법을 소개한다.
프랑스 파리 자크 르코마임학교를 졸업한 임도완씨는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등의 붕괴라는 혼란과 인재에 대한 공포를 나타낸 "두문사이"
(15~16일)를 발표한다.
약간의 대사가 들어있는 것이 특징.
출연진이 15명이나 되는 대작이다.
유홍영 극단 사다리대표는 "마임은 일반극보다 과장과 상징이 극적으로
표현된다"며 "굳이 주제를 읽지 않고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921-1874.
<박준동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