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내년도 경영목표를 확정하면서 외화가득액과 외화수지흑자를
대폭 늘려잡은 것은 어려운 경제의 돌파구를 수출에서 찾아 정면돌파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대의 이같은 공격적인 경영목표는 인력 감축과 임금 축소 등 소극적인
방법으로 난국에 대응하고 있는 다른 기업과는 다른 것이어서 재계 처음으로
이날 확정된 현대그룹의 사업계획은 재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매출목표 =올해보다 14% 늘어난 92조원으로 확정했다.

내년도 내수 매출이 올해보다 4%정도 늘어나는데 그칠 전망이지만
해외매출을 28% 늘려 전체 매출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 수출목표 =수출목표의 핵심은 상품수출및 해외공사수주등을 통해
해외로부터 모두 2백70억달러를 벌어들여 1백70억달러의 외화수지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현대는 이를 위해 내년에 상품수출로 1백95억달러, 해외운임으로
36억달러, 해외건설 및 엔지니어링부문에서 39억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기로
했다.

따라서 원자재 수입등에 지불할 1백억달러를 제외하고 1백70억달러의
외화수지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경우 외화가득액은 올해보다 19.3%, 외화수지흑자는 40.0% 각각
늘어나게 된다.

현대그룹은 최근의 환율상승으로 인한 수출경쟁력 개선 효과를 1백%
활용하는 한편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수출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투자목표 =올해보다 30% 축소된 5조5천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설비투자는 올해에 비해 40% 가량 줄어 3조8천억원으로 잡았으나
연구개발(R&D)투자는 오히려 13% 늘어난 1조7천억원이다.

현대의 올해 투자는 당초 목표가 8조4천억원이었으나 부지매입 지연,
공장건설 순연 등 시설투자 연기 등으로 시설투자 6조3천억원, R&D투자
1조5천억원 등 모두 7조8천억원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현대는 내년도 투자축소가 투자목표를 R&D와 생산성 향상에 중점을 둔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우선순위도 수익성과 현금흐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해외투자사업의 경우 신규프로젝트는 신중히 추진하고 진행중인 사업도
자금조달및 해외시장상황을 고려해 국내 모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금 마련은 가능한한 내부조달을 원칙으로 하고 영업력 강화와
저수익 자산의 처분을 통해 자금조달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 김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