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찾아오는 불청객인 독감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시기를 좀더
앞당겨 늦어도 11월초까지는 예방백신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동안 국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예방주사는 미국 의학교과서에 적힌대로
12월에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때문에 11월 중순까지만 맞으면 되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서울대병원 이환종(소아과)교수팀은 지난 90년 11월부터 금년 6월까지
내원한 급성 하기도감염증으로 진단받은 1천3백24명의 어린이환자를 대상
으로 바이러스를 확인한 결과 인플루엔자 A바이러스는 매년 11월에 유행하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밝혀 냈다.

따라서 예방접종시기를 앞당겨 10월말까지 늦어도 매년 11월초까지는 접종
을 마쳐야 효과적이라고 이교수는 강조했다.

인플루엔자 A바이러스의 경우 매년 11월 또는 12월에 유행하기 시작해
다음해 2~4월까지 지속되는 양상을 띠었으며 92년에는 5월을 전후해, 97년
에는 6월까지 유행이 계속됐다.

B바이러스는 91년부터 격년으로 초봄에 주로 유행했고 올해에는 4월 전후에
크게 기승을 부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국내 유행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행시기및 유형을 밝혀내
그동안 외국기준에 의존해온 예방시점을 재조정할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교수는 "심장 폐 신장 등에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나 어린이및 60세
이상의 고령자는 저항력이 없어 치명적인 감염상태에 빠질수 있는 고위험군"
이라며 "이들은 반드시 10월말까지 독감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