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태국에서 기업들의 "애국심광고"가 소비자들의
심금을 울리며 매출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게 패롯비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은 9월부터 선보인 광고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 태국가정에 외국인이 들어와 "일어나" "앉아"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등을 지시한다.
순진한 태국인은 명령대로 따른다.
물론 이 외국인은 1백72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준뒤 태국경제정책에 시시콜콜
간섭하는 IMF를 상징한다.
광고속의 외국인은 이번에는 "샤워시간"이라고 외치며 외제비누를 갖다
준다.
이때 태국 젊은이는 외제비누를 던져버리고 패롯비누를 집어든다."
광고가 나가기전 13%였던 패롯비누의 시장점유율은 지금 50%를 넘어선다.
태국 전기업체의 백열전구광고.
"한 가족이 식탁위에 고기를 매달아놓고 밥한술 뜰 때마다 쳐다만 본다.
옛날얘기식의 분위기다.
그런데 갑자기 고기가 말을 한다.
"에너지절약용 전구를 쓰면 더욱 절약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광고대행사인 오길비&마더사는 "이런 광고를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폭주
한다"고 말한다.
세라톤수쿰비트호텔은 폭락하는 주가지수를 마켓팅에 활용하고 있다.
3가지요리의 점심식사 가격을 그 전날의 태국주가지수종가로 정하는 것.
지난달 28일 주가지수 400선이 무너져 399.43을 기록한 날에는 "특별메뉴"
가 제공되기도 했다.
"주가하락에 대한 보상심리로 이 호텔을 많이 찾는다"(브라이언 해리스
지배인)는 호텔측의 설명이다.
오버시유니언은행은 아예 위기를 적극 활용한다.
IMF구제금융을 받은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에 투자하는 펀드가 그 예.
우량기업인 그래미엔터테인먼트(태국) PT인디키아트제지(인도네시아)
LG정보통신(한국) 등에 지금 투자를 하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낼 것이라고
광고한다.
정부도 광고를 적극 활용한다.
태국정부는 지난 8월 IMF구제금융협상이 마무리되자 "태국-회복의 길에서"
라는 주제의 광고를 마련했다.
외국인투자를 다시 유치하기 위해서다.
3백만달러를 들인 이 광고는 CNN을 통해 전세계에 방영되고 타임 아시아
위크 등 여러 잡지에도 등장한다.
한국에서도 "애국심광고"를 볼 날이 멀지 않은 것같다.
<육동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