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시대...알뜰소비 전략] '서구사회 알뜰소비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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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광고나 신문지상에서 우리나라의 과소비실태가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올때마다 식상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소비는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지 중산층이하 서민들과는 관계없는
얘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주변에는 미래를 준비하며 알뜰살뜰 사는 "자린고비"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캐럴"에 나오는 스쿠루지 영감을 연상케 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한 선진국에 비하면 우리의 전반적인 소비풍토는 바꾸어야할 점이
많다.
자본주의가 뿌리내린지 수세기가 지난 선진 각국의 경우 건전한 소비생활은
하나의 신앙에 가까울 정도로 정착돼 있다.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등 우리 경쟁국에서도 알뜰소비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우리 사회의 과소비풍조가 부유층만의 문제가
아님을 발견하게 된다.
서구사회에 "더치 트리트(Dutch Treat, 일명 더치 페이)"가 보편화돼 있음
은 익히 아는 사실.
하지만 미국에서 생겨난 "폿럭(Potluck)"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듯
하다.
폿럭이란 이웃과 함께 가벼운 파티를 즐길때 각자 집에서 한가지씩 준비해
온 음식을 나눠먹는 풍습이다.
식생활과 관련한 서구인들의 "쫀쫀함"은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
유럽 사람들중 미식가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프랑스나 이탈리아를 제외하곤
자기 돈내고 고급식당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특히 네덜란드 사람들이 심해 "집에만 붙어 있는 참새"라고 놀림을 받을
정도다.
노르웨이나 덴마크 사람들은 비즈니스차 점심을 접대할 때도 샌드위치
하나로 생색을 낸다.
서구인들만 그런게 아니다.
말레이시아 직장인들은 회사앞 노점상들이 파는 2백~5백원 가량의 음식을,
일본 샐러리맨들은 5백원짜리 주먹밥을 즐겨 먹는다.
우리는 어떤가.
회식이나 저녁초대할 참이면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 놓고도 "차린게
없지만 많이 드세요"라고 하는게 우리의 풍습이다.
과연 동양적인 겸양의 미덕으로만 미화할 수 있을까.
서구사회에서는 또 조금 낡았다고 쓰던 물건을 마구 버리거나 중고품이라고
도외시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벼룩시장 마당세일 차고세일 택세일(Tag Sale) 점블세일(Jumble Sale) 등
중고품을 사고 파는 시장이 발달해 있어 중고품을 사고파는게 일상화돼 있다.
마당세일과 차고세일(Garage Sale)은 미국인들이 사용하던 물건을 자기집
차고에 진열해 놓고 이웃에게 판매한데서 붙은 이름.
택세일은 이사 등으로 인해 쓰던 물건을 팔아야 할 때 물건마다 가격표
(Tag)를 붙여 파는 것을 말한다.
점블세일이란 영국의 학교에서 매년 열리는 행사.
졸업하거나 학년이 올라가면서 못입게 된 교복을 헐값에 사고 파는 행사다.
우리보다 체구가 훨씬 큰 유럽인들이 주로 소형차로 출퇴근하는 모습도
검소한 소비생활의 대표적인 예다.
5년 정도면 새차로 바꿔 버리는 우리 자동차문화와 달리 10년 이상된
노익장을 자랑하는 차량들을 거리 곳곳에서 볼수 있다.
자동차가 신분과시의 수단이 아니라 단순한 교통수단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보편화돼 있다.
신문광고등에 나오는 각종 물품할인권,즉 쿠폰을 정성스럽게 오려두었다가
여러장을 모아 쇼핑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생각한다.
산책을 하거나 길거리를 지나가다가도 상점에 걸려있는 가격표를 메모해
쇼핑할때 참고하는 것도 이미 몸에 밴 일들이다.
서구사회의 알뜰소비문화는 사회지도층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석유위기를 맞아 노르웨이 국왕인 헤랄드5세가 국민들에게 자동차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후 다음날 스키를 어깨에 멘채 전차를 기다리고 있었던
일화가 대표적인 예다.
서구인들의 검소한 소비습관은 기본적으로 근검과 절약을 삶의 미덕으로
여기는 역사적 전통과 사회복지정책을 유지하는데 따른 부담에 기인한다.
조세부담률이 높아 부자도 세금을 내고 나면 흥청망청 살수 없는 상황.
덴마크의 경우 높은 저축률 때문에 소비가 활성화되지 않아 10년이상된
차량을 폐기하는 사람에게 정부가 보상금을 지급하는 일도 있었다.
우리들로서는 믿기 힘든 사실이다.
< 장규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4일자).
나올때마다 식상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소비는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지 중산층이하 서민들과는 관계없는
얘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주변에는 미래를 준비하며 알뜰살뜰 사는 "자린고비"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크리스마스캐럴"에 나오는 스쿠루지 영감을 연상케 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한 선진국에 비하면 우리의 전반적인 소비풍토는 바꾸어야할 점이
많다.
자본주의가 뿌리내린지 수세기가 지난 선진 각국의 경우 건전한 소비생활은
하나의 신앙에 가까울 정도로 정착돼 있다.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등 우리 경쟁국에서도 알뜰소비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우리 사회의 과소비풍조가 부유층만의 문제가
아님을 발견하게 된다.
서구사회에 "더치 트리트(Dutch Treat, 일명 더치 페이)"가 보편화돼 있음
은 익히 아는 사실.
하지만 미국에서 생겨난 "폿럭(Potluck)"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듯
하다.
폿럭이란 이웃과 함께 가벼운 파티를 즐길때 각자 집에서 한가지씩 준비해
온 음식을 나눠먹는 풍습이다.
식생활과 관련한 서구인들의 "쫀쫀함"은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
유럽 사람들중 미식가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프랑스나 이탈리아를 제외하곤
자기 돈내고 고급식당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특히 네덜란드 사람들이 심해 "집에만 붙어 있는 참새"라고 놀림을 받을
정도다.
노르웨이나 덴마크 사람들은 비즈니스차 점심을 접대할 때도 샌드위치
하나로 생색을 낸다.
서구인들만 그런게 아니다.
말레이시아 직장인들은 회사앞 노점상들이 파는 2백~5백원 가량의 음식을,
일본 샐러리맨들은 5백원짜리 주먹밥을 즐겨 먹는다.
우리는 어떤가.
회식이나 저녁초대할 참이면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 놓고도 "차린게
없지만 많이 드세요"라고 하는게 우리의 풍습이다.
과연 동양적인 겸양의 미덕으로만 미화할 수 있을까.
서구사회에서는 또 조금 낡았다고 쓰던 물건을 마구 버리거나 중고품이라고
도외시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벼룩시장 마당세일 차고세일 택세일(Tag Sale) 점블세일(Jumble Sale) 등
중고품을 사고 파는 시장이 발달해 있어 중고품을 사고파는게 일상화돼 있다.
마당세일과 차고세일(Garage Sale)은 미국인들이 사용하던 물건을 자기집
차고에 진열해 놓고 이웃에게 판매한데서 붙은 이름.
택세일은 이사 등으로 인해 쓰던 물건을 팔아야 할 때 물건마다 가격표
(Tag)를 붙여 파는 것을 말한다.
점블세일이란 영국의 학교에서 매년 열리는 행사.
졸업하거나 학년이 올라가면서 못입게 된 교복을 헐값에 사고 파는 행사다.
우리보다 체구가 훨씬 큰 유럽인들이 주로 소형차로 출퇴근하는 모습도
검소한 소비생활의 대표적인 예다.
5년 정도면 새차로 바꿔 버리는 우리 자동차문화와 달리 10년 이상된
노익장을 자랑하는 차량들을 거리 곳곳에서 볼수 있다.
자동차가 신분과시의 수단이 아니라 단순한 교통수단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보편화돼 있다.
신문광고등에 나오는 각종 물품할인권,즉 쿠폰을 정성스럽게 오려두었다가
여러장을 모아 쇼핑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생각한다.
산책을 하거나 길거리를 지나가다가도 상점에 걸려있는 가격표를 메모해
쇼핑할때 참고하는 것도 이미 몸에 밴 일들이다.
서구사회의 알뜰소비문화는 사회지도층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석유위기를 맞아 노르웨이 국왕인 헤랄드5세가 국민들에게 자동차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후 다음날 스키를 어깨에 멘채 전차를 기다리고 있었던
일화가 대표적인 예다.
서구인들의 검소한 소비습관은 기본적으로 근검과 절약을 삶의 미덕으로
여기는 역사적 전통과 사회복지정책을 유지하는데 따른 부담에 기인한다.
조세부담률이 높아 부자도 세금을 내고 나면 흥청망청 살수 없는 상황.
덴마크의 경우 높은 저축률 때문에 소비가 활성화되지 않아 10년이상된
차량을 폐기하는 사람에게 정부가 보상금을 지급하는 일도 있었다.
우리들로서는 믿기 힘든 사실이다.
< 장규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