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종금사의 영업정지 충격으로 증시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9일동안 1백30포인트 (25%)나 폭락하며 87년 5월이후 10년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주가폭락의 주범은 고금리.

투신과 은행신탁의 통안증권 2조원을 현금상환해줘 15.1%까지 떨어졌던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다시 18.23%까지 치솟았다.

종금사의 영업정지로 기업의 연쇄부도가 우려되는 터에 은행마저
영업정지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으로 "고금리-저주가-고환율"이라는
최악의 삼각구도가 정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 금리, 얼마까지 갈까 = IMF가 시중금리를 18~20%선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한데다 종금사 영업정지로 시중자금사정이 경색될 것이라는
우려감으로 금리가 뜀뛰기를 하고 있다.

회사채 기업어음(CP) 콜시장에서 수요가 자취를 감춰 금리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는 등 시장기능마저 상실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봉수 선경증권 이사는 "내년 1.4분기까지는 IMF가 권고한 수준보다
금리가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외국증권사 서울지점장은 "회사채수익률은 은행마저 영업정지에
들어갈 경우 단기적으로 25%선까지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 종금사 영업정지 영향 = 이번에 영업정지된 9개 종금사에 초단기
여유자금을 맡겨뒀던 중소.중견기업들은 영업이 정지되는 동안 예금을
찾지 못해 선의의 피해가 예상된다.

또 이들 종금사에서 자금을 끌어다 쓰고 있는 기업들은 신규자금 지원이
끊어져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릴 것이다.

9개 종금사의 총여신이 지난 9월말 현재 24조1천8백억원에 달했으니
금리충격과 연쇄부도마져 우려된다.

게다가 이번 영업정지에서 제외된 종금사들도 예금인출 등을 우려해
대출을 극히 자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종국 동양종금 전무).

<> IMF의 고금리 권고배경 = IMF가 예상을 깨고 18~20%의 높은 금리를
권고했다.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을 "정리"하라는 메시지다.

13%선에서도 금융비용부담이 높아 "한계기업"으로 구분되는 기업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18%이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는 그다지 많지 않게
된다.

다른 한편으론 시중유동자금의 금융권유입 유도 하자는 의도가 있다.

금융위기 상태에서 여유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것을 방지하자는
것이다.

이와함께 과도한 원.달러환율 상승을 막자는 취지도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재정경제원 관계자).

<> 고금리시대 주가전망 = 금리가 18%를 웃도는 한 주가회복은 힘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위험한 주식보다는 안전한 채권이나 CP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회사채수익률이 17%를 넘었던 지난주에도 1억~2억원의 거액자금들이
채권으로 몰렸다.

< 홍찬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