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및 금융감독제도 개편을 둘러싼 논쟁이 재현되고 있다.

재정경제원은 오는 18일 끝나는 국회회기내에 13개 금융개혁법안을 처리
한다는 입장이다.

재경원은 특히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법안소위에 참여하는 등 회기내처리에
유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매우 고무적이다.

반면 한국은행은 정부안의 국회통과는 관치금융의 고착화라며 결사저지
한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재경원과 한은의 힘겨루기는 국회처리를 앞두고 재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당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된다.

<> 재경원 입장 =13개 금융개혁법안 모두를 이번 회기내에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재경원은 이를 위해 중앙은행및 금융감독제도 개편의 골격만 유지된다면
일부 내용은 수정할수 있다는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론 <>금융감독원직원의 준공무원신분 유지 <>한국은행의 한국중앙
은행으로의 개명포기 <>금융감독위원회의 총리실산하 설치 재고 등을 얘기
하고 있다.

또 야당들이 요구하는 부분도 본래 의도만 훼손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수용
할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재경원은 특히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법안소위에 참여한 자체가 금융개혁법안
을 회기내에 처리하는 쪽으로 당론이 변경된 증거라며 회기내처리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 한은 입장 =정부안의 결사저지태세를 갖추고 있다.

한국은행 부서장들은 5일 "중앙은행및 금융감독제도의 졸속개편을 우려하며"
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 "국회에 상정돼 있는 13개 금융개혁법안중
중앙은행및 금융감독제도의 개편에 관한 부분은 현재의 금융불안과 우리
금융의 낙후를 가져온 관치금융을 오히려 영속화시키는 등 개혁의 본래
취지에 역행하고 있는 만큼 정부안대로 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앞으로 전개되는 국회와 각 정당의 법안처리 과정을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며 필요할 경우 결연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강경방침을 밝혔다.

한은 직원들도 지난 4일 "관치금융 저지를 위한 전직원 비상총회"를 열고
정부안의 국회통과를 저지키로 결의했다.

한은은 특히 한국은행의 감독기능 보유, 한은총재의 금통위의장 겸임 등은
절대 포기할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성태 기획부장은 "금융개혁법안중 금융감독제도 개편부분은 아직 감독의
중립성과 전문성및 통화관리와의 연계문제 등에서 결론을 낼 정도의 좋은
방안이 나오지 않았고 의견수렴도 되지 않은 상태"라며 "이 상태에서 관련
법안이 처리된다면 관치금융을 고착화시키고 금융을 낙후시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