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에서의 감동 그대로"

한국 창작뮤지컬로는 사상 최초로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 뮤지컬
본고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명성황후 (The Last Empress)"가 서울에서
다시 공연된다.

11월28일~12월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브로드웨이 장면 그대로
재현되는 것.

"명성황후"는 지난 8월중순 미국 뉴욕 스테이트씨어터 (2천8백석)에서
10일동안 총 12회 공연을 통해 2만5천여명을 동원한 화제작.

한회 평균 2천명이상이 관람, 까다롭다고 소문난 브로드웨이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킨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또 연극평론가들도 "아시아에서 보기 드문 품격높은 뮤지컬"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뉴욕포스트는 8월20일자에 "극장 가득 울려퍼진 감동의 음악과 환상적인
안무, 볼거리 가득한 무대 등 화려하고 아름다운 뮤지컬"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즈도 8월21일자 공연평을 통해 "명성황후는 여러 모로 에바
페론과 닮았다"며 "한 국가의 지도자와 결혼함으로써 국가정책에 강력한
영향력을 끼친 여인이었다는 점, 사랑과 증오를 동시에 받았으며 그
영향력때문에 결국 제거돼 명을 달리했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보도했다.

"명성황후"가 이처럼 미국에서 호평을 받을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주연배우들의 뛰어난 가창력 덕택이었다.

특히 민비역에 더블캐스팅된 김원정씨와 이태원씨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여주인공 줄리 앤드루스를 이을 만한 재목감으로 손꼽혔다.

대원군역의 이재환씨를 포함,남녀 주인공들은 오페라무대에서 활동해온
성악가들이어서 뮤지컬무대에 한차원 높은 음악을 들려주었다는 분석이다.

거기다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현대사 이야기,
스펙터클하면서도 동양적 화려함을 간직한 무대, 신비스럽고도 웅장한
음악 등이 뮤지컬 본고장에서도 통했다는 것.

그러나 이런 호평에도 불구하고 공연은 거액의 적자를 면치 못했다.

제작사 에이콤 (대표 윤호진)은 입장료수입 65만달러 (한화약6억원),
문예진흥기금 지원금 1억원, 기업체 후원금 1억3천3백만원 등을 합해도
브로드웨이에서의 제작비 2백만달러 (한화 18억5천만원)의 절반에 불과,
8억원의 결손을 봤다고 설명했다.

에이콤은 12월 서울공연외에 지방순회공연, 내년 2월말 2차서울공연을
잇달아 개최, 적자를 보전할 계획이다.

윤호진 대표는 서울공연을 기획한데 대해 "적자를 보충하려 한 것이
사실"이지만 "국내 관객들이 브로드웨이에 처음 진출한 국내 뮤지컬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던 것도 큰 이유"라고 말했다.

서울공연의 무대세트 출연진 코러스 대본 미술 의상 등은 브로드웨이
것과 똑같다.

오케스트라만 미국현지악단에서 국내악단으로 바뀐다.

문의 446-7770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