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가을 이사철이 끝나면서 서울의 재건축대상 아파트와 용인 수지지구 등
수도권 인기택지지구에서 새로 분양된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주택거래가 거의
중단됐다.

그동안 크게 인기를 모으면서 분양이 활기를 띠던 오피스텔도 건설교통부의
편법분양규제로 해약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상가는 깊은 침체를 벗어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으며 준농림지도
정부의 잇딴 건축규제로 일부지역에서 땅값 하락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심한 경기침체와 금융위기에 따른 기업들의 부도사태로 기업소유 부동산
매물도 크게 늘고 있으나 실제거래는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가격하락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주택시장

수도권 인기택지지구에서 이뤄지는 아파트 신규분양은 크게 활기를 띠고
있으나 기존 주택시장은 전반적으로 매기가 사라지면서 그동안 꾸준히
강세를 보여온 서울 강남 및 목동지역 등의 집값도 약세로 돌아섰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럭키아파트 31평형은 2억4천5백만~2억8천만원에
거래가 이뤄지며 최근 2천만원 가량 하락했고 삼성동의 경우 해청아파트 등
재건축대상 아파트와 50평형대 이상 대형아파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거래
없이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목동 20평형 아파트도 최근 호가가 1천만원 떨어진 1억5백만원수준으로
내려갔으나 수요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로 금천구 독산동 한신아파트 35평형과 주공14단지
31평형도 1천만~1천5백만원이 떨어진 값에 매매가 성사됐다.

중계동 경남 상아, 방학동 청구, 마포구 공덕동 마포현대, 서초구 잠원동
한신 4-6차, 성동구 성수동 성수맨션 및 옥수동 현대, 영등포구 신길동
삼환아파트 등도 평형별로 1천만~2천만원씩 떨어지는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상가시장

상가시장은 거래부진에서 헤어날 줄을 모르고 있다.

분당 및 일산신도시 아파트단지내 상가의 경우 빈 점포가 널려 있다.

그동안 주택건설업체들이 지어놓은 단지내 상가가운데 아직 팔리지 않는
미분양 상가가 서울과 수도권에서만 1천8백여개 점포에 이르고 있으며
전국적으로는 빈 점포가 5천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토지시장

준농림지 거래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양평군 광주군 일부 지역에서는
땅값이 떨어지고 있다.

광주군 도척면에 있는 준농림지 2천3백여평 규모의 매물 경우 전원주택
신축과 관련된 각종 인허가를 받아놓은 상태인데도 땅값이 평당 45만원으로
3개월전에 비해 2만~3만원이 하락했다.

또 초월면의 준농림지 1천8백60평은 지난 9월 평당 17만원이상의 호가가
형성됐었으나 최근 평당 14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또 투기열풍이 일던 파주시와 김포지역의 땅값은 지난달 중순부터
오름세가 주춤해졌다.

파주시청 관계자는 "지난 4~8월사이엔 하루 토지거래건수가 최고 1백30여
건, 평균 30여건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하루 10여건 안팎으로 급격히 줄었다"
며 투기수요를 노린 부동산업소들이 최근에는 철수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경매시장

지난 9월의 경매물건은 총 7천2백49건으로 올들어 최다를 기록했으나
낙찰가격은 떨어졌다.

9월중 경매가 이뤄진 물건의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단독주택의 경우
69.6%, 연립주택 66.6%, 아파트 84.6% 등으로 대부분 종목의 낙찰가율이
전달에 비해 2~7%포인트 하락했다.

또 경기침체로 인해 공장부지 등 중소기업들이 소유했던 대형 경매물건이
대량으로 나오고 있으나 수요자들은 경락가격이 더욱 떨어지기를 기대하면서
응찰을 포기하고 있어 유찰이 계속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와함께 정부의 규제완화 조치로 관심을 보였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도
조치시행 2개월이 다되도록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행정구역의 상당 부분이 그린벨트로 큰폭의 땅값 상승이 기대됐던
경기도 하남 의왕 시흥등지에서도 일부 매물이 회수된 것외에는 가격변동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

<방형국 김용준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