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다기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수준의 스트레스는
긴장을 유지시켜주고 생활의 활력소가 될수도 있다.

그러기에 의사들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보다 현명하다고 권고하는지도 모른다.

특히 정신노동과 책임성이 강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
스트레스의 적절한 관리는 자신의 건강유지 뿐만 아니라 일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중요하다하겠다.

사람마다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이 다르겠지만 음악감상을 통한
스트레스 관리를 필자의 경험을 통해 소개해본다.

레코드 모으기를 시작하면서 음악을 즐긴지 어언 20년.

LP레코드가 2천장, CD가 1천장이 되니 이사갈 때면 짐이되는 불편도 있지만
언제든지 듣고 싶을 때면 가까이에 좋은 음악이 있으니 엄청난 부자가 되고,
시간이 남아 돌아가는 일은 결코 있을수 없으며, 하루에 한시간 이상 음악을
듣지 않으면 안될 정도가 되었으니 이제는 마니아라 불러도 좋을듯 싶다.

새벽에 눈을 뜨면서 일에 매달리기 시작하면 근무시간중에는 집중적으로
일에 몰두하다가 사무실을 나서는 순간 일을 잊어버리고 오늘 들을 음악을
생각하면서 퇴근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엠프에 불이 켜지고 실내에 잔잔한 음악이 흐르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아내가 아는 곡이라고 거들어 올때면 그 기쁨은 배가 되고.

한달에 한번 정도는 시간을 내어 음악회에 들러 생음악을 즐기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노라면 어느새 스트레스는 말끔히 사라지고 내일을 위한 활력이
재충전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개발연대를 앞만보고 허둥지둥 살아온 우리들, 이제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뒤돌아보면서 질적인 면을 추구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늘 음악을 가까이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면서 밝고
아름다운 사회를 이루는데 일조를 하는 "음악의 전도사"가 되고싶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