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시가 흔들리는 것을 신호탄으로 뉴욕과 런던증시에서도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등 세계 주요 증시가 연쇄적으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홍콩증시의 항셍지수는 23일 금융당국이 환율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을
유도하는데 자극받아 장중 한때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00선 밑으로 추락
했다.

항셍지수는 오전 한때 전일대비 1천6백99포인트(14%)나 폭락, 10년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날 홍콩증시의 폐장지수는 전일대비 1천2백11.47포인트(10.4%)나 하락한
10,426.30으로 겨우 10,000선을 지켰다.

이같은 홍콩증시 폭락은 외국인투자자들의 홍콩달러 투매로 인해 금융시장
전반이 불안정해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뉴욕증시도 홍콩증시를 따라 개장초 다우존스주가지수가 7,859.31을
기록해 전일대비 1백75.34포인트(2.18%)나 급락하는 등 동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측은 특히 금융주와 첨단제조주에 매물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런던증시의 FT-100주가지수도 이날 장중에 222.1포인트(4.31%)나 급락
하면서 홍콩의 금융시장 불안정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편 미국의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국제적인 증시 붕괴가 우려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하지 않는 것이 유익할 것"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금융전문가들은 홍콩의 금융불안정이 어떻게 수습되느냐에 따라 세계
증시의 안정 여부가 판가름날 가능성이 높다며 아시아증시의 동향이 구미
증시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정부 관계자는 홍콩의 금융시장 불안정과 관련해 23일 홍콩시장에
개입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