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폭락으로 심리적 공황상태를 겪고 있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말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증시에 나도는 이런 말들은 실의에 빠진 투자자들의 심정을 대변하듯
다분히 냉소적이지만 정부에 대해서는 분노에 가까운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 증시는 지뢰밭 =자고 일어나면 터지는 기업들의 부도로 투자자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흑자를 냈던 중견기업까지 부도를 내는 판이어서 투자자들은 지뢰밭을 걷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다.

<> 증권사가 언제 순매수 결의를 해제한 적이 있었나 =지난 17일 새벽에
증권사 사장단이 매도자제 결의를 했지만 여전히 팔자공세.

투자자들은 주가가 빠질때면 매번 순매수하겠다고 한 증권사들을 원망하고
있다.

따져보면 증권사 사장단이 이전에 했던 순매수 결의가 아직 유효한데도
매번 결의만 계속되고 있다는 것.

<> 지금까지 사후대책으로 일관하던 정부가 이번엔 사후대책을 냈다 =정부가
증시부양책을 마련했지만 증시가 다 죽고 나서 마련된 대책일 뿐이라는게
투자자들의 판단.

이번 대책에도 기업의 도산을 막고 금융시장을 정상화시킬 만한 방안은 없어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되고 있다.

<> 주식 때문에 주식을 해결하기 힘들어졌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투자자
들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하다.

특히 개별종목에서 무더기 투매가 나와 엄청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 토요일 시세는 좋다 =최근 주가 하락의 큰 요인 가운데 하나는 외국인
매도세.

그런데 외국인들은 토요일도 휴일이어서 토요일 만큼은 외국인 매도가
주춤하고 이에 따라 주가는 비교적 강세를 보인다는 것.

<> 현 경제팀이 바뀌면 주가가 100포인트는 올라간다 =최근 주가 폭락은
기아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한 현 경제팀이 가장 큰 원인을 제공했다고
투자자들은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뾰족한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 증권면을 백지로 내달라 =현 증시상황에 대해 투자자들은 할 말이 없다.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로 증권면을 아예 백지로 내달라는 주문이 들어오기도
한다.

< 김남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