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사막 한가운데서 상인과 상인이 만났습니다.

다음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이런 과정이 쌓이다보니 이곳이 시장이
되고 거래와 생산의 거점이 됐습니다.

인터넷이란 것이 현재는 사막이지만 다음 세대에는 시장이 되지
않겠습니까.

곧 PC가 시장이 된다는 얘기지요.

PC와 친숙해지는 것은 장기적으로 시장을 선점하는 일이 됩니다"

세계최고컨설팅기업의 최고경영자(CEO)답게 앤더슨컨설팅의 조지 샤힌(54)
회장은 PC로 대부분의 업무를 해결한다.

비행기안에서, 집무실에서 혹은 호텔방에서 그가 자판을 두드리는 PC는
거의 "경영회의실"역할을 해낸다.

그렇지만 샤힌 회장은 현장을 중시한다.

비즈니스현장은 고객의 목소리를 가장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결국 PC를 손에 들고 현장을 돌아다니는 샤힌 회장은 오늘의 시장을
지키면서 내일의 시장을 선점하려는 일벌레다.

미국 일리노이주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샤힌은 어려서부터 "끼"를
보였다.

아버지의 식품점에서 카운터일을 보면서 "돼지고기가 지방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불평하는 할머니를 설득하는데 탁월한 수완을 보였다는 것이다.

일리노이주의 브래들리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67년 아더앤더슨(앤더슨
컨설팅의 모태)에 입사했다.

밑바닥에서 시작, 회장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하루에 4~5시간을 자는 워커홀릭(일에 미친 사람)으로 소문나 있다.

89년 회계기업 아더앤더슨에서 독립한 앤더슨컨설팅을 이끌면서 3년만에
3배로 늘어난 매출 27억달러를 기록한데는 샤힌 회장의 강력한 업무열의가
밑거름이 됐다.

"하루종일 일하라. 다시 밤새도록 일하라"는 다그침이 사원들의 귓전에
맴돌 정도다.

놀라운 매출확대 등 경영수완은 높은 평가를 받아 92년에는 미국 비즈니스
위크에 의해 "올해의 경영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샤힌 회장은 세계적인 기업이라면 당연히 톱다운(위에서 아래로)방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영자는 전략가여야 하고 전략은 일사불란하게, 수미일관되게 추진돼야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생각대로 직원들을 내몰아 앤더슨컨설팅을 컴퓨터프로그래밍
회사를 방불케 하는 곳으로 만들었다.

샤힌 회장은 일찌감치 정보통신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이란 사실을
간파했다.

또 다른 산업에서도 정보통신이 가미될 것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이쪽
분야에 대한 프로적인 실력을 배양하고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는 교육과 재훈련을 통해 앤더슨컨설팅의 모든 컨설턴트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로 만들었다.

또 94년에는 실리콘밸리에 기술연구기관을 두고 변화하는 기술을 바로바로
도입, 경영컨설팅과 연계시키고 있다.

오늘날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기업대상의 컨설팅은 전략컨설팅과
시스템컨설팅으로 구분된다.

샤힌 회장이 정보통신분야에 대해 심혈을 기울인 결과 앤더슨은 전략컨설팅
에서 보스턴컨설팅 등을 상대하고 시스템컨설팅에서도 EDS, IBM, 유니시스
등과 겨룰 수 있는 토대를 닦게 됐다.

< 박재림 기자 >

[[ 약력 ]]

<>1944년 미국 일리노이 출생. 브래들리 대학 경영학석사
<>1967년 아더앤더슨 입사
<>1989년 컨설팅부문이 독립한 앤더슨컨설팅의 최고경영자(CEO)
<>1992년 미국 비즈니스위크에 의해 ''올해의 경영자''로 선정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