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장군은 그의 군대를 이끌고 고르디움이라는 도시에 머물고 있었다.

그곳에 주둔해 있는 동안 알렉산더는 그 도시의 유명한 "고르디의 매듭"에
관한 소문을 들었다.

누구든 매듭을 푸는 사람은 왕이 된다는 소문이었다.

흥미를 느낀 알렉산더는 자신이 매듭을 풀어보려고 그곳으로 안내하도록
부하에게 명령했다.

그러나 아무리 매듭을 이리저리 살펴보아도 매듭의 끝은 찾을수 없었다.

"이 매듭을 풀지 못하면 어떡하지? 부하들 앞에서 체면이 말이 아닌데"

알렉산더는 더욱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때 묘안이 번개처럼 스쳤다.

"이런 것은 내 식대로 푸는 수밖에 없어"

알렉산더는 단도를 꺼내 매듭 중간을 잘라 버렸다.

이리하여 알렉산더는 왕이 되었다.

자, 그러면 이쯤에서 여러분의 머리가 얼마나 유연해졌나 시험해 보자.

지금 바로 당신 앞에는 프랑스에서 1백년을 숙성해서 만든 세계에서 가장
좋은 포도주가 있다.

모처럼 귀한 손님이 찾아와 한잔 하려하는데 이게 웬일인가.

포도주 병은 코르크 마개로 단단히 봉해져 있는데 마개를 딸수 있는
오프너가 없었다.

마침 집에는 단 둘밖에 없어서 심부름할 사람도 없었다.

이때 당신은 코르크마개를 열지도 않고 또한 병을 깨지도 않고 포도주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아라.

당신이 주인 같으면 안마시면 그만이지만 손님 입장에 있으니 오늘
안마시면 내일은 누군가 먹어치울테니 아깝기 그지없고 어떻게 하겠는가.

이쯤되면 벌써 술마시는 것을 포기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술을 안마시면 간단하지만 세계에서 제일 좋은 포도주를 그냥 놔두기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

고정관념에 사로 잡히면 풀리지 않는다.

머리를 다시 한번 유연하게 해 보아라.

답은 간단하다.

알고나면 허무하다.

코르크 마개를 밀어 넣으면 되는 것이다.

이처럼 문제의 중심을 과감히 옮겨라.

중심만 이동하면 문제라고 할 것도 없다.

그냥 답이 보이니까.

지금 당신이 끙끙거리고 있는 문제는 혹시 이와 비슷한 것이 아닌지 잘
생각해 보아라.

< 창조성개발학회 이사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