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일을 불과 3개월 남긴 현재의 대선구도는 1강 2중 2약으로 분류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여전히 2위와 10% 정도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비자금 파문
으로 불안한 선두를 지키고 있는 국민회의 김대중총재, 신한국당내 비주류
등과의 연대로 세불리기에 나서고 있는 이인제 전경기지사, 2위로 올라서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신한국당 이회창총재, 지지율 정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 조순총재와 자민련 김종필총재로 요약되고
있다.

그러나 대선판세를 변화시킬수 있는 변수가 아직도 많아 각 후보의 지지율
은 상당히 유동적인 편이다.

국민회의 김총재를 둘러싼 거액의 비자금 파문,신한국당내 경선탈락자 및
비주류의 행보, DJP연대, 이인제-민주당-신한국당 민주계-통추의 연대 등이
현재 예측되고 있는 변수들이다.

이들 변수중 가장 비중있는 것이 비자금 파문의 정리향방이다.

비자금파문은 이미 DJP 연대의 걸림돌로 작용, 김총재의 하락세를 부추기는
동시에 신한국당내 일부 비주류 인사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해 구체화되던 각
정파간 합종연횡을 일단 주춤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국당의 의도대로 국민회의 김총재가 비자금 파문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경우 1위에서 3위까지 선두그룹의 격차는 막판 추격이 가능한 5~10%
선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비교적 조직력과 자금력이 우수한 신한국당과 국민회의 대결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비자금파문에도 불구, 신한국당 이총재의 지지도가 오르지 않거나
김총재의 인기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경우 비주류의 이탈을 가속
시킬 것으로 보인다.

비주류의 이탈은 각 정파의 연대가능성을 높여 결국 김대중-이인제 2강
구도를 굳힐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 김태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