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사가 13일 국내 최초로 개최한 "97 업종별 채용 세미나"가
대성황을 이뤘다.

이번 업종별 채용세미나는 원서만 나눠주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대규모
채용박람회에 비해 취업하고자 하는 업계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다 채용을
위한 개별면접까지 이뤄진다는 이점때문에 취업준비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행사 첫날인 13일에는 SK텔레콤(정보통신)과 삼보컴퓨터(컴퓨터), 아남산업
(아남산업), 삼성전자(전자) 등 4개업체가 참여해 4백여 취업준비생들을
대상으로 업계의 트렌드 및 현황에 대한 슬라이드 상영과 즉석 면접을
실시했다.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14일 섬유.의류(이랜드), 광고(제일기획),
제약(한국얀센), 무역(대우) 등의 업종별 세미나가 열리며 은행 증권 보험
유통 교육.출판 석유화학 전기.에너지 시멘트 건설 화장품 자동차 등 20개
업종의 대표기업들이 참가한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 유이근양은 "학교에서 하는
취업박람회와 설명회는 단지 원서만 나눠주는 수준에 그쳤으나 이번 업종별
채용세미나는 자신이 원하는 직종에 대한 정보에서부터 개별 채용상담까지
이뤄져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 한국외국어대 베트남어과 4학년 이모씨는 "요즘 기업들은 어학외에
리더십 자격증 동아리활동 등 다양한 특기를 요구한다"며 "따라서 자신이
가려는 업종의 채용현황과 인력수급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기업 관계자들도 업종별 채용세미나의 필요성을
이구동성으로 강조했다.

삼보컴퓨터 인사팀 장성웅 차장은 "대규모 취업박람회장에서는 원하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지만 업종별 행사에서는 전공이나 적성 등이 어느정도
맞는 학생들이 찾아오기때문에 인력을 뽑기가 그만큼 용이하다"고 말했다.

아남그룹 기획조정실 조유호 인사팀장 역시 "업종별 채용세미나에서는
기업이 원하는 사람과 구직자가 취업하고 싶은 기업이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그런점에서 이번 업종별채용행사는 우리회사로서도 상당히
유익했다"고 밝혔다.

한경 플레이스먼트 이노익 사장은 "선진국의 경우 취업준비생들은 회사
이름이나 규모보다 업종선택을 먼저한후 기업을 선택한다"며 "우리나라도
이번 행사를 계기로 깊이있는 상담을 통해 채용까지 이뤄지는 업종별 채용
세미나가 뿌리내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