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의 명물인 삼륜 택시가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다.

이유는 다름아닌 최근 바트화 폭락으로 인한 경제난 때문.

"툭툭"으로 불리는 이 삼륜 택시는 교통난이 심한 방콕에서 기동성을 발휘,
출퇴근자나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며 대중교통 수단으로 자리잡아 왔다.

방콕 시내에만도 20만여대가 굴러다니고 있다.

그러나 최근 경기침체로 이용자의 주머니 사정이 안좋아진데다 통화가치
하락에 따른 고인플레이션으로 요금까지 올라 이용객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한 운전수는 "요즘은 대부분의 시간을 낮잠으로 떼운다"며 "하루 수입이
종전의 절반도 안돼 지옥과 같은 심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욱이 경기호황 시절 싼이자로 대여받은 삼륜 택시가 이제는 금리 인상
으로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하는 애물단지로 변해 버렸다.

이에따라 상당수 운전수들이 처분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지에서는 "툭툭"이 바트화 폭락의 "마지막 피해자"라는 우스개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정종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