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발효된 공기업민영화특별법에 따라 한국통신과 담배인삼공사
가 상법상의 주식회사로 바뀌고, 특히 담배인삼공사의 정부보유주식
1천5백억원어치가 이달중 일반인들에게 공모방식으로 매각될 계획이라고
한다.

또 이들 기업을 포함해 한국중공업 한국가스공사 등 4개의 공기업에
사외이사제도가 도입되고 최고경영자를 공개모집하는 등의 경영구조
개선대책도 특별법발효와 함께 본격 추진될 예정이어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잘 알려진대로 이번에 발효된 특별법은 공기업의 경영합리화와 민영화를
원활히 추진토록 뒷받침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지만 과연 그러한 법제정의
목적이 얼마나 달성될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언급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소유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공기업의 경영혁신을 이뤄나간다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동안 우리가 누차 지적한대로 정부보유주식의 전량매각을 통한
완전한 민영화만이 공기업의 비능률을 치유하는 유일한 대안임을 다시 한번
강조해 둔다.

물론 민영화대상 공기업들은 소유권이 어느 기업에 귀속되느냐에 따라
재계의 판도가 바뀔 만큼 거대하기 때문에 정부가 특혜시비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고, 또 경제력집중 심화라는 경제적 부작용도 어느 정도
예견되는 일이기 때문에 신중히 추진할 필요는 있지만 계획자체를 미루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문제가 있다면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예컨대 분할매각을 하거나 특정기업의 지배를 막기 위해 과점주주들로
주주협의회를 구성해 경영토록 하는 방법 등이 그런 대안중의 하나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특별법에서 정한 1인 소유지분한도 7%는 너무 낮아
경영참여의 동기부여가 가능한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우리는 특별법발효와 함께 계획되고 있는 담배인삼공사의 감자와
1천5백억원 규모의 주식 일반공매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세수부족으로 인한 재정자금확보의 일환이라는 것은 쉽게 알수 있지만
과연 그것이 옳은 방법인지, 담배인삼공사의 경영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등에 대해 쉽게 이해가 안간다.

담배인삼공사의 자본금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한다.

민영화를 쉽게 하기 위해 덩치를 줄이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본업인 담배 인삼의 제조판매와 직접관련이 없는
비업무용부동산의 회수 등이 바람직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정부가 결정한 감자는 총4천2백56억원중 4천억원은 현금이고 나머지
2백56억원은 부동산이라고 한다.

담배인삼공사의 경영에 영향은 없는지 따져볼 일이다.

이달중 1천5백억원 어치의 주식을 일반에 공매하겠다는 것도 문제가
많다.

정부가 최대주주로 남아 있는 한 그 정도의 주식매각을 민영화에 의미를
둘수도 없고 자칫 잘못될 경우 가뜩이나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주식시장에
또 하나의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지난 94년 실시된 한국통신주식매각이 아직도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실질적 민영화와는 관계없이 부족한 재정확보 수단으로 이뤄지는
공기업주식매각은 좀더 신중히 추진해야 하고 그것도 증시여건이 충분히
반영돼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