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론과 각론은 대체로 일치하는 것이 상식이자 순리이다.

그런데 총론과 각론 사이의 엄청난 괴리현상들이 우리사회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기아사태이다.

총론에서는 모두들 기아그룹을 살려야 한다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문제는
전혀 달라지고 있다.

경제정책에 있어서도 구조조정을 통한 국가경쟁력 향상이라는 총론에는
모두가 공감을 표시하고 있지만 각론으로 접어들게 되면 한숨만 나올 따름
이다.

증시라고 해서 에외이겠는가.

주가가 경기에 선해한다고 하면서 허구한 날 금융장세 운운이다.

금융장세란 무엇인가.

경기의 호전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호전 기대감에 의한 이상매입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장세이다.

그런데 총론상의 이러한 논리가 각론상의 종목별 시세에서는 철저히 배제
되고 있다.

더군다나 큰 시세를 획득하는 것이 주식투자의 궁극적인 목표이고 동시에
이를 간절히 원하고 있으면서도 지수관련 대형주가 아닌 주식들이 큰 시세를
내기만 하면 작전주라고 치부하면서 부인부터 하기에 급급하다.

그 이유는 재료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투자격언중에는 "풍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것과 "재료없는 시세가
큰 시세"라는 것이 있다.

이러한 투자격언들이 시사하는 바는 주가의 속성상 재료가 있든 없든 확인
되는 순간 상승하던 주가는 오히려 하락 반전한다는 것이다.

물론 96년도 이후의 장세에서 각종 신기술 재료들로 포장(?)된 종목들의
재료들이 모두 사실일수가 없음은 분명하고 사실이다 손치더라도 성공으로
이어질 확률 역시 그다지 높지 않을 것임도 자명하다.

하지만 한계에 직면한 기존의 공장굴뚝현 산업을 고수하면서 가만히 앉아
엔화의 가치가 올라가고 금리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기업들보다는 낮은
성공확률에도 불구하고 신기술 개발 등을 통하여 능동적으로 부단히 변신을
시도하는 기업들로부터 침체된 한국경제의 돌파구는 마련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확인되지 않은 재료들의 사실여부를 확인해보려고 하는 최소한
노력조차하지 않은채 부인부터 하고 보는 태도는 프로투자자의 자세가
아니다.

< 신한증권 투자분석과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