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백진 < 서울M&A 대표 >

우리나라에서 M&A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 어언 10년이 되어 간다.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 M&A문화를 한 번 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되며 우리와 유사한 일본의 M&A문화를 간략하게 요약하여 보고 이와
비교하여 우리나라에서 그간 진행되었던 사례를 보는 것도 매우 의미 있다고
여겨진다.

일본의 M&A문화는 우리의 그것과 유사한 점이 많다.

일례로 인수대상기업이 정하여 지면 그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도외시하곤
한다.

따라서 그 기업의 적정한 가격을 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오는 M&A전략이
매우 즉흥적이다.

때에 따라서 인수비용이 본질가치와 인수통합가치(Synergy Effect)를 합한
가격을 훨씬 초과하여 인수비용이 드는 경우가 많다.

또한 M&A자문역으로 고용한 회사에 대하여 거래금액의 일정부분에 해당하는
자문수수료나 기타비용을 깍으려고 하면서 정작 인수가격은 매우 엄청난
바가지를 쓰는 사례도 흔하다.

아울러 M&A자문을 충실히 수행하여 줄 M&A전문가가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유럽대륙과 우리나라가 그러하듯이 기업에 대한 소유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하다.

이러한 4가지 요인들은 최근 우리나라의 사례에서도 이러한 일본의 M&A
문화가 그대로 반영되고 있고 미도파 사례나 한화종금 사례에서 여실히
보여지는 대목이라고 할수 있다.

미도파의 경우 인수를 시도했던 측이나 방어한 측이나 모두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

이 경우 인수를 시도했던 측은 미도파의 인수통합가치를 너무 과대하게
계산한 나머지 적정한 가격을 훨씬 초과하여 주식을 매집하여 손해를 입었고
그 후유증으로 계열사인 모증권사를 매각하여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

방어하는 측에서도 적대적인 M&A에 대한 사전전략이 부재한 상태에서
무조건적인 방어에 치중하다가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고 매스컴들이 보도했다.

한화종금의 경우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인수하려는 측의 본질가치를 훨씬 초과하는 무리한 인수시도 방어하는
측에서의 무조건적인 방어로 모두 적지 않은 손실을 입었다.

이 두 경우 모두 일본의 M&A사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셈이다.

우선 회사의 본질적인 가치, 즉 인수비용의 상한선을 도외시한 즉흥적인
M&A전략과 방어하는 측에서도 불충분한 사전방어와 사후방어에 있어서도
본질가치를 넘어서는 과다한 방어비용의 지출이 그대로 닮았다.

둘째 전문적인 지식과 자격이 부족한 M&A자문역의 아마추어적인 자문도
그렇고 인수하는 측과 방어하는 측 모두의 소유욕에 집착한 무조건적이고
감정까지 개입되는 현명하지 못한 전략도 거의 유사하다.

이러한 사례는 적대적 M&A의 향후 방향을 제시하여 주는 좋은 경험이라고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