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발매되는 해외음반의 저작권료를 둘러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KOMCA, 회장 신상호)와 6대 직배음반사와의 갈등이 법정싸움에 이어
치열한 장외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KOMCA은 9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직배사들은 본사에서
마스터음반 제작 계약을 했더라도 이를 복제해 음반을 만들 때는 다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며 "따라서 음반제작시 원저작자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은 KOMCA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1일 직배음반사들이 기자회견에서 "음반회사는 원저작자와
레코딩계약을 체결한 만큼 마스터음반을 복제 판매할 수 있으며 따라서
판매량분의 로열티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사전승인을 얻지 않았다고
판매금지 가처분결정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고 한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내용이다.

직배사들은 이같은 논리로 지난 8월25일 내려진 "92종의 외국음반에
대한 제작 및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에 대해 "특별한 사정에 의한 가처분
취소 신청"을 서울지법 민사 제50부에 제기했다.

KOMCA은 "지난해 10월 가처분신청을 낼 때 92종의 음반에 대한 권리의
양도및 증빙자료를 재판부에 제출, 권리의 보유여부를 인정받았다"며
"법원의 결정이 KOMCA가 위탁받지 않은 음반에 대해서도 권리를 인정했다는
직배사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또 "이번 가처분 결정은 신청 당시뿐 아니라 현재의 법적 보호기준을
토대로 청구했기 때문에 과거 권리분까지 소급적용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직배사측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강조했다.

KOMCA가 직배사들의 가처분취소 신청에 대해 이처럼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은 법원의 판결이 이번 사건의 근본원인인 저작권료 협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

양측은 해외음반의 메커니컬 로열티 (음반의 복제나 판매시 음반사가
저작권자에게 지불하는 금액)율을 두고 소비자가의 7% (KOMCA)와 도매가의
5.4% (음반사)로 팽팽히 맞서 왔다.

이요율을 92종의 음반에 적용하면 로열티는 각각 1년에 70억원과
38억여원 (직배사의 추정치).

KOMCA의 주장대로 92종의 음반이 일부라면 액수의 차이는 수백억에
달한다.

법원의 판매금지 조치로 KOMCA가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으나 직배사들의
강력한 반발로 상황은 새 국면을 맞았다.

KOMCA는 지금까지의 국내 관행을,직배사는 동남아지역의 일반적인
계약조건을 요율의 근거로 내세우며 강경하게 나서고 있어 분규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