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타이거 우즈같은 출중한 골퍼가 나올 가능성은 없는가.

남자골퍼로 한정했을때 아직 국내에는 눈에 띄는 골퍼가 없는 것이 사실
이나 한국출신으로서 미국에 골프유학을 간 선수중에는 장래가 촉망되는
남자선수들이 더러 있다.

대표적 예가 테드오(21.한국명 오태근)다.

8세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간 테드오는 주니어시절 타이거 우즈를
누르고 미국랭킹 1위에 오른바 있고, 우즈와 쌍벽을 이룬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1때(16세)인 93년에는 미국 PGA 사상 최연소 아마추어로 LA오픈에
출전한바 있고,그해 US오픈에도 역대 두번째 연소자로 출전했었다.

테드오는 지난7월 아마추어생활을 청산하고 프로로 데뷔했다.

라스베이가스대학도 휴학한채 프로골프에 인생을 걸기로 한 것이다.

코오롱과 계약조인식도 하고 신한오픈 등 3개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
온 그를 4일 제일CC에서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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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난 사람 = 김경수 < 체육부 기자 > ]

-정확히 언제 프로가 됐나.

"지난 7월15일입니다.

아마추어로는 마지막 경기인 미-유럽 대학대항 라이더컵에 출전한뒤 프로로
전향했습니다"

-프로가 되었다고 모두 미 PGA투어에서 활약하지는 않을텐데.

"현재 2군투어격인 미 나이키투어에서 뛰고 있습니다.

프로전향 직후인 7월20일 오마하대회에 출전했는데 처음 출전해서 26위를
기록했습니다"

-대학까지 중퇴하고 프로로 가게된 급한 사정이 있었는가.

"코오롱그룹의 배려에 큰 힘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지난겨울 미국에 온 코오롱 이웅렬회장께서 골프에서도 박찬호 못지않은
한국선수가 나와야 된다고 말씀하면서 전폭적 지원을 약속한데 고무받아
프로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역시 대학을 중퇴하고 프로로 전향해 세계랭킹 1위가 된 타이거 우즈의
영향은 없었는가.

"우즈의 영향도 있습니다.

주니어시절 서로 버금가던 사이였던 우즈가 성공적 프로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나도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주니어시절 타이거 우즈와 쌍벽을 이뤘다는데.

"셀수없을만큼 많은 경기를 통해 우즈와 자웅을 겨루곤 했습니다.

특히 고1때인 93년에는 제가 우즈를 제치고 미국 주니어랭킹 1위를
했습니다.

당시 우즈는 4위였습니다"

-타이거 우즈를 이긴 경기도 많았다는 의미로 해석할수 있겠는가.

"그렇습니다.

93년도의 경우 주니어경기에서 제가 10번중 6번은 이기고 4번은 졌을
겁니다.

93 LA오픈에서도 둘다 커트오프를 미스했지만, 성적을 따져보면 제가
1백48타(73-75), 우즈가 1백51타(74-77)였습니다"

-타이거 우즈를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으로서 그의 성공을 어떻게 보는가.

"저는 어려서부터 타이거 우즈와 무수히 플레이했고, 세베 바예스테로스,
톰 카이트등 유명프로들과도 많이 플레이해 보았습니다.

저는 그러나 일찍부터 우즈를 "세계 제1의 선수"로 꼽아왔습니다.

세계 톱프로들보다도 오히려 낫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우즈가 세계1위가 된 것이 기쁩니다.

우즈는 저의 절친한 친구이기 때문입니다.

3주전에 우연히 전화통화에서 한국에 간다니가 "굿 럭"하고 격려해
주더군요"

-타이거 우즈가 세계정상 골퍼가 된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천부적 자질과 끊임없는 노력이라고 봅니다.

어려서부터 부모들이 자질을 키워 주기 위해 남다른 열성을 보였고 본인도
거기에 부응했습니다.

우즈는 골프에 관한한 보통선수보다 몇수 앞을 내다보는 선견지명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다른 선수들은 지금하는 샷에 온통 신경을 쓰고 있는 판인데,
우즈는 다음샷의 공격루트를 미리 계산에 넣고 샷을 하는 식입니다.

또 제가 본 선수중 연습을 제일 많이 하는 사람이 바로 우즈입니다.

미국대표팀으로 같이 활약할 기회가 많았는데, 비 때문에 호텔에
머물다가도 비가 그친후 가장 먼저 연습장에 가있는 친구가 바로 우즈입니다.

잭 니클로스나 톰 왓슨은 20대후반에 세계를 주름잡았지만 21세에 세계
정상에 오른 선수는 우즈뿐 아닙니까?"

-우즈스토리를 너무 잘 아는 선수로서 테드오 본인도 자신감을 가질만하지
않은가.

"자신있습니다.

그러나 골프는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운이나 당일의 컨디션도 변수가
된다고 봅니다.

우선 저는 우즈와는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올해 미국 PGA 프로테스트
를 통과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4일을 잘못했다가는 3백65일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PGA 테스트를 통과한뒤 한 오픈대회에서 최종일 마지막조로 타이거 우즈와
같이 우승다툼을 하게 된다면 그때의 심정은 어떨까.

"96년2월 대학대학경기에서 그 상황이 있었습니다.

그때 서로 여자친구얘기를 하면서 즐겁게 경기를 했습니다.

우리 둘은 별 의식이 없는데 매스컴에서 둘의 경쟁관계를 부추기는 경향이
많습니다"

-올해 계획은.

"3단계로 돼있는 PGA테스트 통과를 위해 전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10월14일부터 1차테스트, 10월말에 2차테스트가 있고, 그 두 관문을
통과하면 11월에 3차 마지막 테스트가 있습니다"

-프로테스트의 난이도는.

"1,2차 각 4라운드 경기를 펼치고 최종 3차테스트는 6라운드경기로써
35명을 뽑습니다.

그 35명이 98투어 시드를 받는 것입니다.

3차테스트에는 97투어에서 랭킹 1백50위안에 들지 못한 선수들도 합류
합니다.

이 테스트에 저와 같이 처음 응시해서 합격한 사람은 1년에 1명꼴이랍니다.

부와 명성을 누리고 있는 천하의 잭 니클로스도 아들 게리 니클로스의
테스트통과는 마음대로 안되었던지 게리는 지금 아시아를 전전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 정도로 어려우면 이번에 합격을 보장할수도 없지 않은가.

"그러나 저는 다행히 골프에 전념할수 있는 상황이 돼서 마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우선 타이거 우즈를 지도하고 있는 교습가 부치 하먼이 3개월전부터 저를
교습하고 있습니다.

또 마이크 타이슨,그레그 매덕스등 미국의 유명 스포츠스타를 맡고 있는
C C 클라빈이 저의 웨이트트레이닝코치로 왔습니다.

역시 12세때부터 우즈를 전담하고 있는 J 브란자가 저에게 스포츠심리학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오직 저만 열심히 해 기량을 발휘하면 될뿐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올들어 체력과 드라이빙거리가 부쩍 늘었다는 소문이
있던데.

"지난해보다 근력이 강화된 것이 사실입니다.

드라이빙도 96년까지만 해도 기복이 많았는데 올들어서는 거리도 늘고
기복도 줄었습니다.

신한오픈 1라운드에서 보셨듯 파5홀에서 5번아이언으로 세컨드샷을 해
온그린시킬 정도입니다.

드라이빙거리는 지난해보다 20야드 정도 늘어 지금은 평균 3백야드
나갑니다"

-코오롱과의 계약은 언제하며 조건은.

"9일 오전11시에 코오롱본사에서 조인식을 갖습니다.

조건은 그때 밝혀질 것입니다"

-국내 남자프로골퍼중 최고액으로 알려졌는데 각오는.

"세계 정상을 향해 계속 달리겠다는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3년내에 엘로드를 세계적 브랜드로 알려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부모님께도
더 많은 효도를 할거구요"

-신한오픈을 포함,출전 3개대회 성적예상은.

"신한오픈은 3라운드후에나 성적을 예상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3개대회중 하나는 우승하고 싶은 각오입니다"

-평소 연습은 어떤 식으로 하는가.

"새벽에 라운드를 하고 오후에 2시간가량 웨이트트레이닝을 합니다.

저녁에는 드라이빙과 어프로치연습을 2-3시간 하지요.

학교를 그만두니까 골프에 전념할수 있어서 좋습니다"

-여동생도 골퍼라고 들었는데.

"지금 UCLA 1학년인데 전액 장학금 혜택을 받고 학교대표 골프선수로 크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진출을 꿈꾸는 국내 다른 선수들에게 조언해줄 말은.

"음식과 외로움에 잘 적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말도 통해야 되겠지만 그것은 통역사나 미국인캐디를 두면 곧 해결될
것입니다.

골프코스는 외진 곳에 위치해 있는 것이 보통이므로 한국음식점이 없는
곳이 많습니다.

반면에 연습환경은 오히려 미국이 낫기 때문에 지레 겁먹을 것은 없다고
봅니다.

잔디도 금세 적응이 될 거구요.

실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성공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