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구장없는 월드컵대회는 말도 안된다"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가 한국과 일본 공동개최로 결정된지 1년3개월이
됐지만 기본사항인 전용구장건설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 대해 비난과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일 대한축구협회는 개막전 및 준결승전 등 주요 행사를 국내에서 치르기로
되어있으나 현재 축구전용구장 건설계획은 원점을 맴돌고 있어 대회개최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96년5월31일 월드컵 유치결정 직후 월드컵축구 조직위원회가 발족되고
월드컵축구지원법까지 제정됐으나 실질적인 준비작업이 미진할뿐 아니라
전용구장 건설계획이 표류하고 있어 국제적 신의를 저버리는 결과를 가져
오게 된다는 우려의 소리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공동개최국인 일본의 경우 이미 지난해말 10개도시를 개최도시로 확정,
경기장 건설 등 대회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이타마현의 경우 FIFA(국제축구연맹)기준을 충족하는 6만3천명 수용
규모의 축구전용 스타디움을, 오이타현은 4만3천명 수용규모의 개폐식
스타디움을 각각 건설중이다.

서울시는 당초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을 보수하고 뚝섬의 돔경기장을 활용해
월드컵을 치르자는 입장을 취했었다.

이에대해 축구관계자들은 잠실주경기장은 관중석과 그라운드의 거리가
너무 멀어 개막식 등 큰 행사를 치르는데 부적절할뿐 아니라 FIFA기준에도
못미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뚝섬경기장도 야구 등 다목적경기장이어서 월드컵경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서울시와 월드컵조직위원회가 최근 합의한 축구전용구장 건설계획을
적극 추진,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강동구 상일동, 은평구 상암지역, 송파구
방이동, 도봉구 창동 등 후보지중 1곳을 속히 지정해 건설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당초 유치신청서에 동대문운동장을 전용구장으로 개축하는 방안을
넣었던 점을 상기, 이 안의 실행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축구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