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파 M&A(기업인수합병)를 둘러싸고 "적과 동지" 사이를 오갔던 신동방과
성원건설이 이번에는 지분 맞교환방식의 M&A를 단행,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분을 주고 받는 방식으로 기업을 맞바꾸는 일은 해외에선 비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흔한 일이나 국내에선 처음이자 M&A의 새로운 기법을 선보였다.

신동방은 홍콩 페레그린증권과 합작으로 설립한 동방페레그린증권
지분을 성원건설 계열사인 대한종금에 넘기는 대신, 성원측으로부터는
(주)미도파푸드시스템(일명 코코스)과 (주)코리아헤럴드 내외경제신문
지분을 넘겨받기로 했다.

교환규모가 9백14억원에 이르는 적지 않은 규모인데다 두회사가 미도파
M&A를 둘러싼 "구연"을 갖고 있는 대목이 특히 관심을 모은다.

미도파가 M&A 파문에 휩쓸려 있을 당시 성원측은 처음엔 신동방의 우군으로
등장했다.

신동방에 우호적인 지분을 확보, 한때 공동보유자로 분류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경련이 미도파를 응원하기 시작하고 여론이 불리해지면서 대농측을
지원, 미도파 M&A를 실패로 돌아가게 한 장본인.

그러던 양측이 이번엔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조정해 버렸다.

유통업 진출을 꿈꾸어오던 신동방이 외식업체인 코코스를 인수한데다
덤으로 언론사업에까지 진출하게 됐다.

또 건설에서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모색하던 성원측은 종금사에 이어
증권사을 손아귀에 넣게 됐다.

표면상으론 손실은 없고 이득만이 있는 교환이다.

그러나 증권업계 일부에선 미도파 M&A에서 입은 상처를 털어내려는 마지막
수순이란 관측도 없지 않다.

실패한 M&A가 양측에 적잖은 금전적인 손실을 안겨줬을뿐 아니라 특히
성원측으로선 대농그룹 대출 담보로 잡아뒀던 대농계열사 주식 처리가
급했다는 것.

맞교환이 성사되기 위해선 합작증권사가 국내 파트너를 바꿀 경우 재경원의
사전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대목이 걸림돌로 남아 있다.

인수자인 대한종금이 합작요건에 미달할 경우 지분 맞교환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재경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까지 승인신고서를 받지 않았으나 신고서가
오는대로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아무튼 지분 교환방식의 M&A는 국내 M&A시장에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윤현수 코미트M&A 사장은 "외국에선 흔히 일어나는 지분 맞교환은 기업구조
조정을 위한 훌륭한 대안이 될수 있다"며 "이의 활성화를 위해선 세제상의
혜택을 주는 등의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허정구 최명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