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이 윤효상을 들들 복지 않은 것은 그녀 자체가 섹스에 탐닉하지
않는 여자라는 점도 있었고 또하나는 그가 그렇게 태어난 것을 어떻게
변화시킬수 있다 하더라도 약물의 힘을 자꾸 이용하면 무엇인가 부작용을
일으킬수도 있을것을 우려한 때문이었다.

또 그가 남성 클리닉에서 어떤 시술을 받는다고 할때도 당신 자신을
위해서라면 몰라도 와이프를 위해서 그런 희생은 하지 말라고 했다.

"효상씨, 나는 만약 성적인 불만이 있으면 바람을 피울거야. 당신이
약을 먹고 나를 위해서 오르가즘으로 가는 시간을 연장하지 못해서 괴롭고
불만이라면 나는 젊은 남자와 바람을 피울거에요.

그런데 다행하게도 아직 나는 사업에서의 승부보다는 섹스에 덜 현혹되고
있어요.

섹스문제가 우리의 결혼생활을 크게 위협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니까
너무 노심초사하지 말아요" 그녀는 그렇게 정직하게 자기의 불만을 말할수
있는 진솔한 여자였다.

명구때도 그녀는 그어린 연인과의 관계가 결혼에 결코 지장을 안줄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했었다.

그러나 그때 영신은 부부란것은 섹스가 서로 잘 맞아야된다는 경험을
절실하게 느꼈고 남편이라는 사람의 치명적 결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녀가 늦된 여자여서 그랬던것도 있고 춤을 추는일 이외에는
혼외정사를 안했다는 것도 되었다.

그녀는 섹스 문제로 이혼을 한다는 말을 실감나게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 영신은 부부관계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역시 성격이나 섹스의
문제가 좌우한다는 경험적 진리에 도달해버렸다.

그것은 지웅영이 변강쇠라는 별명에 맞는 관능적인 남자여서 그녀에게
더욱 행복할수있는 시간을 줬다는 경험의 결과였다.

그녀는 변강쇠와 옹녀의 이야기를 판소리에서 들었지만은 확실한
스토리는 잘모른다.

그러나 노력을 안해도 절로 그렇게 정력이 넘쳐 흐르는 남자가 따로
있다는 경험앞에 그녀는 고개를 숙이게 되었다.

거기에는 어떤 이론이 필요한것이 아니라 그냥 그 행위의 강력함에
의해서 여자가 행복해질수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다행한 결혼이라고
인정하게 되었다.

그녀는 그러니까 40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변강쇠의 체질이 따로 있고
조루증이나 지루증 같은 결점투성이의 남자가 따로 있다는 것을 깨닫고
경험하게 된것이다.

조용한 오후에 영신은 눈을 감고 지영웅과의 현란한 동침의 어느 순간을
떠올리며 빙그레 미소짓고 있을때 전화가 온다.

"영신, 나는 지금 집에 돌아와 쉬고 있는데 큰일났어. 나의 보물대감이
반란을 일으키려고 해. 하하하"

그들은 거의 동시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나 보다.

"빨리 병원으로 와요. 삼층 팔호실이고 의사가 오는 시간은 이제부터
세시간 후에요"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