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 민사합의50부 (재판장 이규홍 부장판사)는 27일 지난 1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보철강에 대해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을 내렸다.

또 법정관리인을 교체해 달라는 정태수 한보그룹총회장측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지금까지 공동관리인으로 일해왔던 손근석씨와 제일은행
등 4개 금융기관을 관리인으로 선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채권 금융기관들이 한보철강 인수기획단을 결성해
제3자인수를 추진중이고 법정관리에도 동의하고 있어 회생가능성이 높다"며
"정리절차개시결정을 통해 기업을 살리는 것이 채권자는 물론 국민경제
전체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한다"고 밝혔다.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보그룹 5개 계열사중
한보철강 한보건설은 회생의 길이 열리게 됐다.

재판부는 (주)한보 한보에너지 상아제약에 대해서도 빠른 시일안에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보철강에 대한 재단심사결과 자산은 4조9천7백억원, 부채는
6조6천2백억원으로 나타났다고 재판부 관계자는 밝혔다.

한편 재판부의 한 관계자는 "한보철강이 자산인수방식으로 인수돼
기업이 공중분해 될 경우 법정관리가 무의미하게 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3자인수협상 추진경과에 따라 정리계획의 성격이 달라질 것"이라며
"자산인수방식이면 회사청산을 위한 정리계획이, 법인인수방식이면
회사갱생을 위한 정리계획이 제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김인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