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사태가 장기화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기아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생계비
마련차원에서 전직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전직 근로자들이 대부분 숙련공들인데다 이같은 사례가 추석을 앞두고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기아 사태가 해결되더라도 협력업체 생산 및
품질관리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27일 기아그룹 협력회사 연합(기협련)에 따르면 반월공단, 시화공단, 인천
남동공단의 기아 1차 협력업체에서는 기아 사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달 중순부터 현재까지 경력 10년 안팎의 숙련공들을 중심으로 사별로
5~10명씩의 근로자들이 스스로 직장을 그만뒀다.

이는 협력업체들이 자금난에 봉착하면서 임금과 상여금을 아예 못주거나
축소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동공단의 D사는 상여금 전액 반납, 임금 20% 반납 등의 조치를 취한
결과 최근 전체 근로자 2백명중 숙련공 9명이 사직하고 타 업체로 이직해
임금 반납 조치를 철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월공단의 W사는 지난 10일 7월분 급여를 주지 못한데 이어 25일 상여금
마저 지급하지 못하자 근로자들이 동요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2백30명중
10년차 근로자 5명이 직장을 떠났다.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시화공단의 S사 역시 내달 급여를 줄
자금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뒤 전체 근로자 1백50명중 6명이 다른 회사로
옮겨갔다.

이같은 현상은 전 협력업체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가계 자금 소요가 많은
추석을 앞두고 더욱 확산될 것으로 기협련은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