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중인 윌리엄 리처드슨 주 유엔 미국대사는 14일 현재 한국이 분담하고
있는 유엔분담금(약 1천만달러)을 두배로 늘려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리처드슨 대사는 이날 유종하 외무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미국의
유엔분담금비율 축소계획을 설명하고 이같이 요청했다고 외무부 당국자가
전했다.

리처드슨 대사는 현행 미국의 유엔분담금비율을 25%에서 20%로, 유엔평화
유지활동(PKO) 분담금비율을 31%에서 25%로 각각 하향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처드슨 대사는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정규분담금(0.75%)과 PKO분담금
(0.16%)을 각각 1.0%씩으로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가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우리나라의 유엔분담금 총액은 현재의
1천만달러에서 2천만달러 가량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에 대해 유 장관은 "정부도 경제력에 걸맞게 유엔분담금을 높여야 한다는
기본원칙에는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갑작스런 증액은 어렵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분담금비율을 늘려 가겠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