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거물"들의 사활을 건 한판 승부로 관심을 모았던 포항북 보궐선거
는 개표초반부터 무소속 박태준후보가 일찌감치 민주당 이기택후보를 큰 표
차이로 앞서 나가면서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

7시20분께 첫 발표된 덕수동 제 1투표소 개표 결과 무소속 박후보가
4백34표, 신한국당 이병석 후보 2백53표, 민주당 이기택 후보 2백36표로
집계되는 등 박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압도적 우세를 유지.

개표장 주변에 있던 박후보측 관계자들은 속속 개표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포항 민심이 드디어 현실로 나타났다"면서 만세를 부르는등 완전히 축제
분위기.

반면 민주당 이후보측은 찬물을 끼얹은 듯 침울한 분위기로 돌변하면서
일부 관계자들은 아예 개표장에서 철수하기도.

일부 측근들이 "농촌지역에서 몰표가 나올지도 모른다"며 개표중반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표차가 큰 폭으로 벌어지자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며 망연자실한 모습.

신한국당 이병석후보측도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의외로 민주당
이후보와 접전을 벌이자 "이 정도면 선전한 것 아니냐"며 서로를 위로.

<>.이에 앞서 포항북선거구는 24일 오후 6시15분 항구동 투표함을 시작으로
개표장소인 포항시청 회의실에 투표함이 도착, 당초 예상보다 15분 가량
빠른 오후 6시45분께 전체 78개 투표함의 3분의 2가 넘는 투표함이 모이자
곧바로 개표를 시작.

특히 개표장에 있던 세후보측은 첫번째 함의 집계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주변으로 몰려들어 한때 장내가 어수선한 분위기.

한편 신한국당 이후보는 일찌감치 승부를 예상한 듯 오후 6시55분께
무소속 박후보 사무실을 전격 방문해 "그동안 열심히 했다"면서 "축하한다"
고 인사.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세후보는 각각 선거사무실과 자택에서 머물며
개표결과를 수시로 보고 받으며 긴장된 시간을 보내는 모습.

특히 선거초반부터 압도적 우세를 유지한 박후보는 용흥동 우방아파트
자택에서 측근들과 개표결과를 체크하는 등 "여유"를 과시.

박후보는 오후 8시30분이 넘어 승리가 확실시되자 오후 10시 포항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선소감을 밝히는 등 승리를 기정사실화.

그러나 민주당 이후보는 개표 초반 시내 신흥동 선거사무실에서 측근들과
함께 TV를 통해 개표상황을 지켜 봤으나 이내 자신의 패배를 실감한 듯
어디론가 "외출".

< 포항=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