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거물"들의 사활을 건 한판승부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포항북
보궐선거의 개표가 24일 오후 7시부터 시작되면서 각 후보진영은 투표함을
열때마다 손에 땀을 쥐며 표의 향방을 주시.

신한국당 이병석 민주당 이기택 무소속 박태준 후보진영은 저마다 4만표
정도를 얻어 당선할 것이라고 장담하면서도 뜻대로 표가 나와주지 않는다며
일희일비.

개표가 시작되자 박후보측은 4만5천표 안팎, 민주당 이후보진영은 4만표
정도, 신한국당 이후보측은 3만9천표로 저마다 당선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

개표 초반은 "지역경제 회생"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박후보가 다소
앞서가는 가운데 "3김 청산"을 앞세운 민주당 이후보가 맹추격하는 양상.

특히 도농 복합도시인 이 지역은 도시와 농촌지역 유권자들의 투표성향
차이가 두드러져 박후보는 대체로 도시쪽에서, 이후보는 농촌지역에서 무더기
표를 얻고 있는 상황.

반면 "젊은 지도자론"을 펴온 신한국당 이후보는 선거운동 막판 터져나온
박후보와 민주당 이후보측간 금품살포및 흑색선전 폭력사태 등에 힘입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며 끝까지 가봐야 안다고 주장.

한편 이날 투표율이 의외로 높은데 대해 각 후보진영이 대조적인 반응을
보여 이채.

민주당 이후보측은 투표율이 낮을 경우 상대적으로 조직력에서 탄탄한
이후보가 승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높은 투표율에 실망.

이에 비해 박후보진영은 조직력은 미약하나 "포철대부"에 실물경제통
이미지가 주효, 높은 투표율은 곧바로 박후보 대세장악에 이어지는 것이라고
자평.

<>.신한국당 이후보는 이날 "선거운동기간중 과연 누가 포항의 21세기를
대표할수 있는지, 노장정치 부활에 대한 경계심과 세대교체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확인했다"며 "반드시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소감을 피력.

민주당 이후보는 "포항시민들이 많은 호응을 해줘 승리를 자신한다"며
"새로운 미래의 포항발전을 위해 나에게 깨끗한 한표를 행사해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언급.

무소속 박후보는 "최선을 다했지만 처음 지역선거를 치러보는 만큼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유권자들의 심판을 기다린다"고 촌평.

<>.포항북 선거구에서는 7선의 야당총재와 집권당 최고위원을 지낸 거물급이
맞대결하는 탓인지 투표당일까지 과열 혼탁 공방.

박후보측은 거액의 금품살포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후보측도 대규모 향응
제공시비에 휘말려 있는데다 특히 두 후보진영간 선거전날 폭력다툼까지
벌어져 이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누가 당선되더라도 재선거가 치러지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대두.

(포항=김삼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