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밤지기".

꿈과 낭만의 대상으로 멀리 떨어져 있던 우주공간.

그 머나먼 점들을 향해 눈빛을 밝히는 사람들.우주의 존재가 우리곁에
구체적으로 다가오면서 별밤을 하얗게 지새우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근 미국의 화성탐사선 패스파인더호가 화성에 연착륙했다는 소식이
타전되면서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천체관측 붐"이 확산되고 있는 것.

별자리 관측은 천체망원경을 통해서만 가능한데 동아리모임마다 입회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대의 별자리 관측모임인 아마추어천문회는 여름방학중임에도
"별자리 관측에 언제 참여할 수 있느냐"는 동료 학생들의 전화 문의가
많다고 귀띔한다.

김동건군 (전기공학부2년)은 "우리 동아리는 <>성운 운하의 관측
<>망원경 제작 <>사진촬영 <>천체이론공부 등을 하는데 패스파인더호의
화성연착륙이후 별자리에 대한 친구들의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은 연세대 고려대 등 다른 대학의 아마추어 천문대 동아리도
마찬가지.

"방학이 끝나면 망원경을 더 구입해야 할 판"(연세대 아마추어천문회
정지용군(자연과학부2년))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이들 별밤지기들이 개설한 하이텔의 "별사랑" 천리안의 "코스모스"
등에는 패스화인더가 전송한 생생한 화성사진을 다운받으려는 접속이
끊이질 않고 있다.

또 각종 인터넷 웹사이트 접속방법을 알려주는가 하면 나름대로의
우주개척방법을 제시, 열띤 공방을 벌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천체망원경업계 서점가 등 관련 시장도 매출이 늘고 있다.

천체망원경 제작업체인 우성은 최근들어 구입을 타진하는 전화 및 방문
손님이 종전보다 20~30%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최승룡 기술개발실장은 "주로대학교 동아리나 청소년수련원에서 단체
주문이 많았는데 요즘은 개인이 구입을 문의하는 경우가늘고 있는 추세"
라고 말했다.

외국에서 부품 및 완제품을 들여와 판매하고 있는 선두과학측도 이런
시장의 변화를 반겨 손님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서점가도 우주정복 등을 다룬 책들의 판매가 호조를 띄기 시작했다고
기뻐하고 있다.

별을 헤는 이가 늘어나 올 여름밤은 잠을 설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남궁덕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