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이나 건물에는 대개 마당이 있다.

마당은 형태나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르게 불린다.

건물앞에 있으면 앞마당, 뒤에 있으면 뒷마당, 건물 안에 있으면 안마당
으로 불린다.

또 사랑채앞에 있는 사랑마당, 행랑채로 둘러쌓인 행랑마당도 있다.

마당은 집안에서 장독대나 허드레 창고, 정원 등의 역할을 했다.

요즘같이 자동차가 많은 시대에는 주차장으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마당은 단순히 수장공간이나 작업공간이 아니라 건물과 함께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다.

풍수에서 마당은 하늘의 기운을 받는 장소로 본다.

그래서 땅의 기운을 받는 건물과 짝을 이루어 생기를 발생시킨다고
생각했다.

음양의 이치에 따라 건물은 땅속의 생기, 즉 음기를 받아들이며 마당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천기, 즉 양기를 받는 곳으로 여겼던 것이다.

풍수상 집터를 잡을 때 건물은 땅의 기가 모여있는 혈로 보고 건물에 딸린
마당은 명당으로 보는 것도 같은 논리이다.

사람이 사는 공간에 양기를 수용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에따라 많은 양기를 받아들이기 위해 마당은 넓어야 좋다.

옛말에 ''뜰 가운데 있는 나무를 한곤이라고 하는데 뜰 가운데 오래 심어
놓으면 재앙이 생긴다'' ''마당 가운데 나무를 심으면 한달에 천금의 재물이
흩어진다'' ''큰 나무가 마루앞에 있으면 질병이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마당을 수목으로 채우면 양기를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해 해롭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마당은 평탄하고 굴곡이 없으며 배수가 잘 돼야 하고 햇빛을 충분히
받아야 한다.

또 모퉁이가 반듯하여 비틀어짐이나 구부러짐도 없어야 좋다.

그러나 요즘엔 주거문화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위주로 바뀌고 있어
가구별로 마당을 갖기가 어렵게 되었다.

그렇다해도 창문을 크게 만들어 채광효과를 높이고 불필요한 수납물을
정리해서 방안 공간을 가능한한 넓게 확보하는 등의 방법으로 양기와 음기가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광영 < 한국부동산컨설팅 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