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0일 대캄보디아 원조를 일시동결한다고 발표, 무력을 동원해 권력
공유 상대방을 강제축출하고 국정전권을 장악한 훈 센 캄보디아 제2총리에
대한 제재조치에 나섰다.

니컬러스 번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회견에서 "우리는 훈 센에 대해 매우
강경한 노선을 취하고 있으며 훈 센측도 이를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하면서
올해 책정되어 있던 캄보디아 원조예산 3천5백만달러의 집행을 30일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대캄보디아 원조예정분중 훈 센체제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정밀점검, 순수 인도적 차원의 원조분만 재개하고 나머지는
"훈 센이 기존연정체제 회복에 동의, 독단적 전권행사를 중지하지 않는 한"
계속 집행을 보류할 것이라고 번스 대변인은 밝혔다.

미국의 이같은 조치는 "훈 센 및 그 관련세력들과는 정상적인 관계를
갖지 않겠다는 다짐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번스 대변인은 강조하고
훈 센측에 대해 파리평화협정을 준수, 지난 4년간 지속되어온 노로돔
라나리드 제1총리와의 권력분점체제를 회복시키라고 요구했다.

번스 대변인은 이와함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이 당초 예정되어있던
캄보디아의 회원편입 절차를 보류하기로 특별외무회담에서 결정한 것을
환영했다.

한편 축출된 라나리드 제1총리는 유엔안보리에 대해 대캄보디아 경제제재및
훈센 단독정부의 승인거부등 자신의 권력을 회복시키기 위한 조치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자신이 국민에 의해 선출되고 의회가 승인한 캄보디아 제1총리임을
강조하면서 훈 센에 대한 제재조치를 국제사회에 촉구, 훈 센의 요구대로
권좌에서 스스로 물러날 의향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