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분기에 나타난 엔고가 무역수지 흑자반전의 최대효자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그 기조의 지속성 여부를 타진해보기 위해서는 역시 과거 엔고와
무역수지와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85년말 달러당 2백엔이었던 엔환율은 88년말 1백25엔까지 하락하였고 86년
부터 89년까지 4년간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 누계치는 2백79억달러였다.

그리고 89년말 1백43엔까지 상승하였던 엔환율은 94년말 99엔까지 하락
하였는데 한국이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해는 93년(18억달러) 한해뿐이었다.

1, 2차 엔고시기의 엔화 절상률은 각각 37.5%와 30.8%였다.

절상률 차이에 비하여 무역수지는 너무나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증시측면에서도 중요한 차이점은 발견되고 있다.

즉 1차엔고때는 증시내의 전업종들이 수혜를 입으면서 동반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2차엔고때는 특정한 소수 업종만이 엔고의 수혜를 입는 철저한
차별화의 양상으로 일관하였다.

주가측면에서 엔고의 수혜를 제대로 입지 못했던 대표적인 업종이 바로
트로이카주식이었다.

물론 바닥권 주가에 비해서야 1백% 내외의 주가상승을 기록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극소수의 업종대표주를 제외할 경우 전반적으로는 장기하락에
대한 기술적인 반등이라고 간주하기에도 부끄러운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다.

최근 시장은 여전히 엔고장세 기대감으로 설레고 있다.

기대가능한 최선의 절상률은 20%내외가 될 것인데 과연 그러한 변동률의
크기로 과거와 같은 활황장세가 가능할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냉정하게 보면 한국기업자체의 경쟁력이 높아지지 않는 한 시간이 가면
갈수록 엔고의 효과는 떨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동안 엔고의 효과를 즐기기만 하였지 경쟁력의
향상을 위해 해놓은 일은 별로 없다.

결국 장미빛 전망으로 가득찬 증시의 대세상승 주장에 대한 신중론은 이와
같은 인식차이에서 나오게 되는 것이다.

또한 장세의 접근에 있어서도 세몰이식 접근보다는 철저한 종목별 분석으로
대응하여야만 한다는 주장의 근거도 바로 여기에 있다.

< 신한증권 투자분석과장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