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위한 군살빼기 노력이
가속화돼 올 하반기 대졸자들의 취업문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더욱이 대기업들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 채용규모를 줄인데 이어 또다시
신입사원수를 억제하는 것이어서 올 하반기 대졸 구직자들은 유례없는 취업
전쟁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보 삼미그룹과 한신공영 등 대기업들이 이미 부도로
쓰러진데다 진로 대농 등은 경영난에 봉착, 올 하반기 신규 인력충원을 완전
중단한 상태다.

또 삼성 LG 대우 등 주요 그룹 대부분이 신입사원을 지난해 하반기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줄여 뽑을 예정이어서 올 하반기 대졸자들의 일자리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구조조정을 진행중인 한화 쌍용 기아 한라그룹과 내실경영을 다지고
있는 대림그룹 등은 올 하반기 채용인원을 지난해보다 크게 줄일 방침이다.

기아그룹의 경우 이미 3천2백여명의 인력 감축계획을 발표, 사실상
올하반기 대졸사원 채용규모는 예년수준을 크게 밑돌 것이 확실시된다.

한화그룹도 신규투자를 가능한한 억제하고 기존인력을 재배치하고 있어
올 하반기에는 전년동기(5백명)보다 10~20% 줄어든 4백~4백50명을 뽑을
방침이다.

지난해 하반기 5백여명을 채용했던 쌍용그룹역시 자동차부문을 포함,
대대적인 구조조정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올해 신입사원 선발인원을 줄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한진 롯데 두산 동아 효성 동양 코오롱 동부그룹 등 대부분의
30대그룹이 올 하반기 채용인원을 지난해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다소 줄여
뽑을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불황속에서도 공격경영을 펼치면서 매년 채용인원을 늘려왔던 신흥그룹들도
올하반기 신규채용 규모를 대폭 줄인다는 방침이다.

지난 94년 그룹공채제도 도입이후 매년 10%이상 신규채용인원을 늘려왔던
거평그룹은 올해 처음으로 신입사원수를 전년수준에서 동결키로 했다.

또 신원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 하반기에도 아예 공채를 실시하지 않을
계획이며 이랜드그룹 역시 올 하반기 채용인원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한다.

취업조사 전문업체인 인턴은 "최근 식음료업체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지난해보다
줄여 뽑거나 아예 공채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답했다"며 "국내기업들의 올
하반기 채용인원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인턴의 조사결과 설문에 응답한 21개 식음료업체중 채용인원을 줄이겠다는
업체가 4곳, 신규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업체가 6곳, 지난해와 비슷한 인원을
뽑겠다는 업체가 6곳이었으며 채용인원을 늘리겠다는 업체는 5곳에 불과했다.

< 노혜령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