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경기의 부진양상은 3/4분기에도 계속돼 본격적인 경기회복은
4/4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조선 시멘트 전기 전자 등 일부 중화학업종들은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측됐다.

24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1천2백18개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3/4분기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기업경기실사지수 예측치(BSI)는 97로 나타났다.

지난 2/4분기 BSI 예측치가 88이었음을 감안할 때 불황에 대한 기업들의
체감은 다소 누그러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산업은행은 BSI 예측치가 여전히 100을 밑돌고 있고 기업들의 투자마인드
가 살아나지 않고 있어 회복국면으로의 본격적인 진입은 4/4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SI는 기업가들의 의견을 조사해 수치화한 것으로 100이 넘으면 경기가
좋다고 보는 기업가들이 나쁘다고 보는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많음을 뜻한다.

부문별로는 지난 2/4분기 96이었던 중화학공업의 경우 3/4분기에 1백4로
높아져 경기호전이 기대됐다.

그러나 경공업은 지난 2/4분기(95)보다도 낮은 90으로 예측돼 당분간
경기호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종업원 1천명이상)은 2/4분기 101에서 3/4분기
에는 113으로 호전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중소기업의 BSI 예측치는 89에 머물렀다.

[[[ 업종별 전망 ]]]

3/4분기에 대부분의 제조업종은 지난 2/4분기 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
됐다.

특히 조선 시멘트 전기전자 등 일부 중화학업종은 호전세가 두드러질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조선의 경우 일본이 신규로 수주받기가 어려운 상황인데다가 유조선의
대체수요가 증가추세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따라 BSI 예측치는 1백33으로 제조업종중 가장 높았다.

시멘트는 SOC(사회간접자본) 투자가 본격화되고 주택건축 물량도 늘어날
것이란 점 때문에 경기회복이 점쳐졌다.

전기전자는 가전용제품이 계절적으로 성수기이고 정보통신기기 등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이, 일반기계는 산업용기계 수요증가가, 철강은
엔화강세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 등이 각각 배경으로 분석됐다.

한편 지난 2/4분기 예측치와 실적치(잠정분)를 비교하면 예측치보다 나아진
업종이 많았다.

[[[ 자금사정 ]]]

자금사정 BSI는 지난해 4/4분기부터 100 밑으로 떨어졌는데 올 3/4분기
도 93을 기록했다.

이에따라 전반적인 자금 사정은 여전히 어려울 전망이다.

한보사태 삼미그룹 부도에다 대기업들도 최근 자금난이 이어지면서 신용
불안이 야기되는데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매출이 부진해 내부 자금축적이 어려운 상황에서 금융기관들이 대출심사
를 강화하고 회사채 지급보증도 기피함으로써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은 더욱
심화되는 상황이다.

[[[ 가동률 및 설비투자 ]]]

3/4분기 제조업체들의 생산활동을 나타내는 가동률 BSI는 112로 지난
2/4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불황에도 가동률 BSI가 이처럼 높은 것은 중화학공업이 장치산업의
특성으로 급작스런 생산감축이 어렵고 조선 시멘트 등에서 경기호전이
예상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설비투자는 지난 2/4분기 예측치(102)나 잠정실적치(98)보다도 낮은
95에 머물렀다.

이에따라 기업의 투자심리는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