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혁명이 구현해내는 가상현실 가운데 "사이버교육" 만큼 각계
각층이 골고루 혜택을 누릴수 있는 분야도 달리 없을 것이다.

온라인 교육혁명이라고도 불리는 사이버교육의 대표적인 교육기관은
미국과 유럽에서 한창 유행하고 있는 사이버대학.

캠퍼스도 강의실도 없고 등-하교도 물론 없는 말그대로의 이 가상대학은
입학수속 수강신청 강의 시험 숙제 토론 동아리활동 등 대학의 모든
학사과정을 컴퓨터통신을 통해 해결한다.

이미 15년전 사이버대학의 문을 연 미국의 경우 지난해말까지 1천2백18개
대학에 사이버강좌가 개설돼 학생들에게 정식으로 학-석사와 박사학위까지
수여하고 있다.

듀크대학 경영대학원은 외국학생들을 위해 경영학석사 (MBA) 최고경영자
과정을 개설, 미국을 가지 않고도 인터넷과 E-메일을 통해 사이버유학을
할수 있게 해준다.

주로 직장인에게 인기가 있는 사이버대학은 직장을 벗어나지 않고도
최신의 정보와 기술을 습득해 직무능력을 향상시킬 수있고, 대학은
교육시설투자를 하지 않고 산업체의 첨단시설과 환경을 교육과 연구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좋다.

국내에도 이미 컴퓨터통신 유니텔의 "유니텔 가상대학"과 하이텔이나
천리안등의 온라인 통신학교가 대학강의를 하고 있어 바야흐로 사이버
교육시대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교육법상 사이버대학에 관한 규정이 없어 학위를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사이버대학이랄 수는 없다.

현재로서는 학생들의 재택수업을 돕기 위한 보충수단 정도의 역할만 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사이버교육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교육방송원 부설 멀티미디어교육지원센터가 오는 9월부터 교육
정보망을 통해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사이버 과외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사이버스쿨은 수강생의 실력에 맞춰 문제의 난이도를 조절하고
수강생의 질문에도 답변해주는 "쌍방향" 학습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하니
지금까지 교육방송 등에서 실시해온 일방적 학습시스템에서 한걸음 나아간
것이라고 할만하다.

이용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는 인터넷과 PC통신, 그리고 위성방송 등을
활용한 온라인 과외는 제대로 자리만 잡힌다면 연간 12조원의 천문학적
사교육비에 시달리는 국내 교육현실을 타개할 효과적인 한 방법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