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의 2인자가 제록스(Xerox)의 사장으로 간다.

G.리처드 토맨(52).

IBM의 재무담당총책(CFO)인 그는 제록스로 가면서 1,2년안에 폴 A.알레어
현 회장(59)의 후계자가 될 것이란 약속까지 받았다.

제록스가 토맨을 영입한 이유는 세가지.

첫째 월스트리트의 증권분석가들과 절친하게 지내면서 자금조달과 주가
관리를 하는 탁월한 재무능력.

둘째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시대로 변하는 마당에 컴퓨터 기술측면에 대한
이해 없이는 경영이 곤란하다는 판단.

세번째 불어에 능통하며 해외에도 발이 넓은 국제화경험이다.

특히 몇해전의 IBM처럼 중소경쟁자들의 강력한 도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정면 돌파한 IBM의 경험이 무엇보다 소중한게 사실이다.

토맨에게는 "1인자가 되보겠다"는 생각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루이스 거스너 현 회장(55)이 당분간 회사를 그만둘 뜻이 없음이 분명한
탓이다.

72년 맥킨지사의 컨설턴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토맨은 79년
아메리칸익스프레스로 옮겨 거스너회장을 만난 뒤 92년 RJR내비스코, 94년
IBM으로 움직일 때마다 행동을 같이했다.

그의 "전직" 소식이 알려진 지난 13일 뉴욕증시에서 제록스 주가는
2.75달러(4%) 오른 72.50달러, IBM은 1달러 떨어진 88.125달러를 기록했다.

< 육동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