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올해와 내년의 선진국(회원국)경제전망을 새롭게
내다본 것은 우리경제에 많은 점을 시사해 준다.

오는 18일 공식발표될 예정인 OECD경제전망 보고서는 29개 회원국들의 올해
평균성장률이 3.0%로 지난해말 예상했던 2.4%보다 대폭 높아질 것으로
수정했다.

무척 낙관적인 예측이다.

반면 한국에 관해서는 정반대의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해말 6.5%로 보았던 올해 성장률을 5.3%로 오히려 낮춰 잡은 것은
세계경제의 흐름과 상반되는 것이다.

특히 우리 경제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미국과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대폭 높아질 뿐아니라 수출에 영향을 미칠 세계 교역도 예상외의 신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수정전망에 비춰보면 외견상으로는 앞뒤가 맞지 않는 결과인
셈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당연한 귀결이라 할수 있다.

지난해말 전망에서 한보사태 등과 같은 돌발요인을 예측할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OECD의 전망결과가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것은 아니다.

세계경제 흐름과 동떨어진 우리경제에 대한 이러한 전망결과는 불황의
원인이 경기순환적 요인보다 구조적 취약성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반증한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아직도 일부에서는 요즘의 경제적 애로가 경기순환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파악하려는 경향도 있고 특히 최근들어 수출등 일부 경제지표의 호전으로
금새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결코 장기적인 성장활력의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아니라
체질개선에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

때문에 본란이 누차 지적한대로 일부지표의 호전을 두고 경기논쟁을
벌이는 것은 의미없는 힘의 낭비에 불과하며 고비용해소와 효율향상을
위한 구조조정만이 경제회생의 지름길임을 다시 한번 강조해둔다.

OECD는 이번 전망에서 원화의 평가절하 등에 힘입어 우리경제가 금년말부터
회복세로 반전, 내년에는 6.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차입의존도가 높은 대기업의 파산가능성 증대로 금융부문의
어려움을 가중시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음을 함께 지적하고 있음은
유념해야할 일이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계속 늘어나리라는 점과 내년의 세계금리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 등은 주시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계속된다는 것은 이미 나타나고 있듯이 각 분야에서
통상압력이 높아질 것을 예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또 국제금리의 상승은 국제 자본시장의 돈흐름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본다.

이밖에 일본 엔화의 강세유지 여부, 유럽의 좌파정부 득세, 홍콩의 중국
반환 등 세계정세변화의 파장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세계경제가 어떤 변화를 보이든 우리에게 최우선적인 과제는
구조조정을 통한 경제체질 강화임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