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건 반가운 일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산가치가 늘어서 좋고 기업입장에서는 산업자금
조달이 쉬워져 환영할 일이다.

또 주가가 실물경기의 선행지표라는 점에서 보면 극심한 경기침체의
어두운 분위기를 다소라도 밝게 해주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요며칠사이 주가가 급등하고 거래량이 폭증하는 주식시장의 활황세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것이 대세상승의 시작인지 아니면 일시적 현상에 불과한지가
첫번째 관심사일 것이고, 만약 장기적 상승기조가 이어진다면 어떤 종목들이
얼마나 오를까도 궁금하기 때문이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최근 활황세의 원인부터 짚어 보아야 할 것같다.

최근의 주가상승세는 금리하락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환율안정과
경기회복 기대감도 함께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를 배경으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확대된 것이 결정적 동기였다고
한다.

지난 5월 한달동안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순유입액규모가 12억7천만달러로
22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했다니 장세에 큰 영향을 미쳤음은 쉽게 짐작 할 수
있다.

문제는 거래량급증에 대한 해석이다.

지난 4일의 주식거래는 8천7백92만6천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고
거래대금만도 1조1백16억원에 달했다.

거래가 많이 이뤄진다는 것은 그만큼 장세를 밝게 보는 측면도 있지만
대기매물이 많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실제로 4일의 주가는 소폭의 내림세를 보여 조정장세를 나타냈다.

이런 측면에서 대세상승기에 접어들었다고 확신하기는 아직 이르다는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도 아직은 엷어 보이고 특히 금융시장의
경색현상이 풀리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금리 임금 환율의 안정도 견고한 상태라고 보기도 어렵다.

더구나 정치 사회적 불안요인은 부정적 측면이 강한 편이다.

따라서 지금은 대세상승으로 이어질수 있는 과도기라고 보는게 옳을
것같다.

이런 때일수록 투자자는 물론 기관투자가나 정부등 모든 시장참여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활황증시를 지켜가는데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지 않을수 없다.

우선 투자자들은 단기매매차익을 겨냥한 뇌동매매보다 기업의 내재가치를
중시하고 경영실적과 배당을 겨냥한 장기투자에 중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내용을 정확히 파악할수 있도록 상장기업들의 투명한
회계처리와 성실한 기업내용 공시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증권회사들도 시장을 외면하고 있는 소액투자자들을 끌어 들이기 위해
매매수수료인하등 거래비용을 줄여줄수 있는 다각적인 대책도 적극 검토해
보아야 한다.

정부도 밀려 있는 공기업주식의 매각등 시장기조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는
시책발표는 당분간만이라도 자제하거나 연기시키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아울러 기업인수 합병(M&A)을 빙자한 투기조장행위등 불공정거래에 대한
감독기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