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열리는 US오픈은 또다시 타이거 우즈(21.미국)와 그레그
노먼(41.호주)의 한판 대결로 관심을 모으게 됐다.

매스터즈 우승이후 계속 상승세를 탔던 타이거 우즈의 기세가 한풀 꺾인
반면 매스터즈 커트오프 탈락의 수모를 겪은뒤 침체의 늪에 빠졌던
그레그 노먼이 "세계 랭킹 1위"의 자존심을 찾은 것.

이같은 반전이 이뤄지게 된 계기는 3일 끝난 미 PGA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이대회는 비로 인해 2차례 경기가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3라운드
일정으로 경기를 마쳤다.

3일 미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뮈어필드 빌리지코스 (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그레그 노먼은 합계 12언더파 2백4타(71.69.64)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반면 우즈는 드라이버샷의 난조로 부진, 5오버파 2백21타(72.75.74)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번대회는 지난 4월의 매스터즈 이후 우즈와 노먼의 첫번째 대결이자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놓고 벌인 자존심 싸움 양상을 보였다.

노먼은 커트오프를 탈락했던 매스터즈대회 이후 미국 무대를 등지고
줄곧 유럽투어에서 활동했다.

따라서 이번 대회가 노먼의 입장에선 US오픈의 전초전.

반면 우즈는 매스터즈 정복 이후에도 승승장구, "세계 랭킹" 2위로 컹충
뛰면서 노먼만 이기면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는 유리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경기결과는 노먼의 압승.

우즈에 무려 17타차로 앞서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노먼은 비속에서 진행된 3일 경기에서 정확한 아이언샷으로 홀컵을 공략,
4연속 버디를 잡는 등 마지막 라운드에서만 8언더파를 마크해 최상의
기량을 선보였다.

이에 반해 간신히 커트오프를 통과한 우즈는 마지막라운드 3번홀
(파4)에서 두번이나 해저드에 볼을 빠뜨려 기록적인 9타를 치는 등 시종
무기력한 플레이로 합계 5오버파를 기록, 올 최악의 성적을 냈다.

이들은 다시 12일 메릴랜드 콘그레셔널GC에서 열리는 US오픈에서 다시
만난다.

아이언 샷이 살아난 노먼은 매스터즈의 수모를 씻고 올시즌 첫 승리를
벼르고 있다.

우즈는 최악 컨디션을 치유하고 매스터즈에 이어 메이저 대회 연속
우승을 실천하겠다는 각오다.

한편 메모리얼 우승컵은 비제이 싱(34.피지)이 차지했다.

싱은 합계 14언더파 2백2타 (70.65.67)로 노먼과 짐 퓨릭을 2타차로
따돌려 2년만에 미 PGA투어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알콜 중독 치료를 위해 2개월만에 투어에 복귀한 존 데일리는 11오버파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