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넘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가 후반 9홀 플레이에 들어갈 때는 영국시간으로 새벽 3시쯤.

시차를 감안할 때 가장 졸릴 시간이다.

10번홀부터 출발, 첫 나인홀을 1언더로 마친 우즈넘은 오른쪽에 물을
끼고 빙그르 돌아가는 6번홀 (파5,5백98야드)에서 투온을 포기, 레이업을
했다.

3온끝의 평범한 파.

반면 최경주는 230야드를 보고 2번아이언으로 "물건너 투온"을 노린
끝에 약 20야드 서드샷 어프로치를 핀 4m에 붙이며 버디를 노획했다.

7번홀 (파3-208야드)에서 하품을 한 우즈넘은 3번아이언으로 티샷,
3m 사이드힐 퍼트를 성공시키며 마지막 버디를 잡았다.

4번아이언샷이 그린우측 벙커에 빠진 최경주는 1m 파세이브.

9번홀 (파5-560야드)은 이들의 마지막 승부처.

우즈넘의 드라이버샷은 페어웨이 오른쪽 벙커를 찾아 들었다.

벙커행을 확인한 우즈넘은 티잉그라운드를 발로 차는등 다소 화가 난
모습.

동반자인 최경주의 드라이버샷은 벙커를 40야드나 지나 최적의 "투온
포지션"을 확보했다.

우즈넘은 약 40야드 서드샷 어프로치를 했다.

볼은 홀에 1.5m 가량 못미쳤지만 분명한 버디찬스.

그러나 우즈넘의 첫 퍼트는 홀 왼쪽으로 돌았고 거기서 친 60 파퍼트는
홀 오른쪽으로 돌았다.

3퍼트 보기. 우즈넘은 얼굴색이 변했다.

이에 반해 최경주는 핀까지 2백40야드를 보고 친 스푼샷이 핀 왼쪽
4m에 붙으며 이글찬스.

거기서 2퍼트로 버디에 그치긴 했지만 최경주는 별 불만이 없었다.

<>.이상의 "흐름"은 경기후 최경주의 코멘트에서 그 분석이 가능하다.

"우즈넘은 피곤이 눈에 보였다.

그린은 비가 온 탓도 있지만 롤링이 덜 된 느낌으로 볼이 무겁게
나갔다.

우즈넘은 바로 그 점이 불만이었을 것이다.

9번홀과 같이 버디 퍼팅이 홀컵 근처에서 돌아 나가면 어떤 프로라도
화가 날 것이다.

난 "우즈넘 우승"을 기정 사실로 하고 1백% 배우겠다는 방침으로 쳤다.

그런 생각을 하니까 부담이 별로 없었다.

우즈넘의 뒤만 따라가면 성적은 저절로 나오지 않겠는가.

2라운드도 오늘과 같이 서두르지 않겠다.

우즈넘도 2라운드부터는 다른 모습을 보일테고 아직 갈길은 너무도
멀기 때문이다"

"시차로 인한 피곤함, 겨우 두번째 플레이하는 코스, 컨트롤 골프를 할
수 밖에 없는 1라운드"

우즈넘은 이상의 요인으로 "절대 무리하지 않는 플레이"로 첫날을 마친
것 같다.

< 김흥구 전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