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화 강세 전환을 앞세운 주가 상승의 원동력은 뭐니 해도 외국인
매수세였다.

투자자들은 이번에 우리시장을 두드린 외국인 자금의 성격은 무엇인지,
앞으로도 계속 살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표정이다.

주가 급등세의 시동을 건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외국인들은 모두
1천5백85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지난주(7백74억원)보다 순매수규모가 배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에 국내 기관들은 2백71억원의 매수우위에 그쳤으며 특히 은행과
보험은 팔기에 바빴고 투신과 증권 종금사들이 사들이는 편이었다.

국제영업 전문가들은 요즘 들어온 외국인 자금을 투자기간이 짧은 핫머니로
보는 편이다.

대우증권의 황건호 상무는 "대부분의 펀드매니저가 한국인들로 포진해 있는
홍콩계 자금이 엔화 강세 관련주들을 사들였다"고 풀이했다.

홍콩계 자금은 대체로 단타성의 경향을 띠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상태.

그는 특히 이들 자금중에는 국내 금융기관에서 만든 역외펀드 자금도
상당부분 포함된 형편이어서 순수외국인자금의 본격적인 유입단계는 아닌
것으로 진단했다.

쌍용투자증권의 박상익 국제영업부장은 "엔화가 강세로 돌아선 초기엔
발빠른 영국계와 홍콩계자금이 핵심우량주와 저가대형주를 사들였다"며
"지난 22일의 증권주 강세엔 미국계 자금이 들어왔다"고 귀띔했다.

증권주를 겨냥한 외국인 주문의 체결률이 60%선에 그쳐 추가주문을 예상
했지만 아직은 뜸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한 대규모 자금을 싣고 투자에 나서는 헤지펀드들의 움직임은 아직
조용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결국 외국인 자금은 앞으로 장세 추이에 따라 저가대형주와 증권주 등을
중심으로 소폭의 순매수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손희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