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액션영화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몸집을 빼닮은 근육질의 슈퍼생쥐가
나와 근육키우기에 관심이 많은 운동선수나 근육질환을 앓는 사람 또는 가축
사육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네이처지에 따르면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이세진, 알렉산드라 맥페론,
앤 로울러 박사팀은 보통의 생쥐보다 근육이 무려 3배나 많이 붙은 돌연변이
슈퍼생쥐 연구를 통해 근육성장과 관련된 유전인자의 비밀을 밝혀냈다.

이 슈퍼생쥐는 미식축구 선수와 같이 떡 벌어진 어깨와 두툼한 엉덩이를
갖고 있다.

이는 근육에서만 발견되는 GDF8(GDF는 성장인자를 대표한다)이란 단백질의
작용을 조절하는 유전자의 결함 때문이다.

근육은 하나의 핵을 갖고 있는 특별한 세포가 합쳐져 핵이 여러개인 커다란
세포로 성장하면서 발육한다.

이 큰 세포가 수백만개씩 덩어리를 이루면서 근육이 형성된다는 것.

근육은 대개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만 붙는다.

그런데 GDF8이 없는 슈퍼생쥐는 딴판이다.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도 여러개의 핵이 있는 근육세포가 많을뿐더러
근육자체도 우람하다는 것이다.

GDF8이 근육의 성장을 제한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연구팀은 GDF8을 길들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단백질의 활동을 조절함으로써 각종 근육질환을 치유할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어떤 질환인자에 의해 감염된 세포내에 GDF8의 활동을 증진시키는 약물을
투입함으로써 병을 치유할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예를들어 라브도미오육종과 같은 근육암에 걸려 비정상 근육세포가 무제한
증식, 종양이 커질 경우 이 세포내 GDF8의 기능을 활성화해 종양 성장을 막는
식이다.

가축사육자 역시 이번 연구 결과를 흥미있게 지켜보고 있다.

유전공학적인 방법으로 GDF8의 활동을 잠재워 특별한 노력없이 자연스레
가축의 근육질을 불려 생산성을 보다 높일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