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감원이 발표한 "은행별 대주주 주식소유 현황"은 국내 대기업들이
은행경영권에 결코 초연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일부 지방은행의 경우엔 사실상 "주인찾기"가 완성된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을 정도로 대기업 지분이 높아져 있다.
이같은 현상은 금융개혁위원회가 현행 시중은행 4% 등으로 돼있는
은행주식 동일인소유한도를 대폭 확대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키로 한 것과
맞물려 또다시 은행소유문제를 수면위로 올려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교보생명 대한생명 등 보험사들이 선발시중은행 주식을 대거 사들여
관심을 사고 있다.
교보생명은 95년말현재 1.95%이던 조흥은행 지분율을 96년말 2.43%로
높였으며 한일은행 지분도 2.35%에서 3.81%로 끌어올렸다.
교보생명은 국민은행 지분도 1.09%를 확보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1%미만의 조흥은행 주식을 갖고 있었으나 96년말엔 4.48%로
높여 "단순투자용은 아닐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한생명은 특히 경기은행 주식에 대해 95년엔 소액주주에 그쳤으나
96년말엔 8.67%로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삼성생명도 외환은행 주식(1.05%)을 사모으는 모습이었다.
<>.일부 지방은행의 지분변동은 "미진"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롯데그룹은 부산은행 지분율을 14.31%에서 23.93%로 높여 사실상 "주인"
임을 확인케 했다.
또 한화그룹도 충청은행 주식을 16.49%보유, 경영권 장악단계에 와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은행의 경우 한국철강도 1년사이에 3.85%의 주식을 매집한 것으로
나타나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그런가 하면 계룡건설과 안병균씨는 충청은행주식을 각각 3.25%와 3.03%씩
보유, 관심을 끌었다.
이밖에 광주은행의 경우엔 군소금융회사인 AM파이낸스가 1.72%의 주식을
사들여 이채를 띠었다.
한편 쌍방울은 삼양그룹이 최대주주로 있는 전북은행에 대한 지분율을
4.85%에서 6.51%로 끌어올렸다.
<>.퀀텀펀드(세계적인 투자가 소로스창설) 등 일부 해외펀드들의 국내은행
주식모으기도 예사롭지만은 않았다.
퀀텀펀드는 조흥 상업 제일 외환 한미 등의 시중은행주식을 대거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퀀텀펀드는 상업은행 주식을 보유한도(4%)를 채워가며 갖고 있다.
이밖에 체이스맨해턴은행계열 투자회사 베어스턴드 가트모어 등
해외투자가들도 일부 국내은행 주식에 1%이상 투자해있다.
그러나 워버그 PISS 등 일부투자가들은 은행주식을 모두 매각하는 등
외국인들사이에 국내은행주 선호현상이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