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평 : 한경서평위원회
** 저 자 : 야나기다 히로아키
** 역 자 : 전병식
**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사

세계적 과학자인 야나기다 교수의 "21세기를 위한 기술"은 기술이 과학자나
기술자의 전유물이어서는 안되고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기술"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본서를 통해 평생을 과학과 기술분야에 몰두하면서 체험했던
여러가지 경험중에서 후학들에게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말을 간결하게 정리
하고 있다.

책의 제목은 "21세기를 위한 기술"이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과학자나 기술자
가 갖춰야 할 근본적인 자세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야나기다 교수는 현대기술의 잘못된 점, 특히 과학자나 기술자들에 의해
밀실에서, 그리고 비밀스럽고 자의적으로 결정되는 과학기술은 폐단이 많으며
이러한 기술은 일반 시민의 상식과 동떨어질 수밖에 없어 그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음을 말하고 있다.

처음과 끝이 불분명하고 너무 얽혀 있기 때문에 원인과 결과가 뒤죽박죽되어
있는 현대의 첨단기술을 "스파게티 증후군"이라는 새로운 용어로 정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서 테크노모노폴리(Technomono Polg)에서
테크노데모크라시(Technodemocracy)로의 전환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기술자는 사회에 대한 기술의 책임을 통감해야 하고 일반 시민들은 기술의
알 권리에서 더 나아가 기술에 관여하는 권리까지 가져야 함을, 기술에 대한
사회적 공헌의 하나로 간주돼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이래야만 "덕"과 "뜻"이 없는 삭막한 경쟁만이 존재하는 기술에서 벗어나
즐기는 경지는 아니더라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기술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들을 뒷받침하는 증거들로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재료개발
사례 몇가지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인텔리전트 재료, 혹은 스마트 재료라고 하는 소위 첨단재료의 개발에
있어서 스파게티 증후군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면 기술의 간명화를 이룰수
있는지를 고민한 경험을 적고 있다.

가령 일본 "정창원"의 목재가 자동적으로 조절하고 있는 습도의 정도를
첨단장치들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습도센서 제습기 가습기 온도센서 가온기
냉각기, 그리고 이들을 제어하는 컴퓨터와 각종 보호회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야만 가능함을 예로 들었다.

특별한 기능을 가진 재료를 간명하게 설계했던 방법의 예로서 대형 구조물에
필요한 인텔리전트 재료의 개발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전도성을 가지고 있지만 딱딱하고 약한 재료를 부드럽고 질기지만 절연TJD의
재료와 조합해 목적에 부합되면서도 저렴한 재료를 개발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성수대교 붕괴와 같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기능성 재료로서의 역할
을 "간명하게" 할수 있음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 책을 번역한 한양대 전병식 교수는 다양한 경력을 가진 학계 원로로서
오랫동안 과학기술계를 위해 노력해온 분이다.

이 책을 번역함에 있어 그보다 더 나은 분을 찾기 힘들 정도로 훌륭한
번역자이다.

이런 분이 번역함에 후학으로서 그저 반가울 뿐이다.

자연과학분야 학생 교수뿐만 아니라 일반시민들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김건 < 고려대 화학과 교수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