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작가들이 협의회를 구성, 본격적인 통신 저작권 보호에 나섰다.

노재명(31) 김형균(32) 안병주(25) 이지현(24) 안병도(24)씨 등 PC통신
하이텔을 통해 활동중인 5명의 온라인 작가들은 최근 한국PC통신 본사
동호회 사무실에서 회의를 갖고 통신 작가의 권익 보호를 위한 "통신작가
협의회"(통작협)를 구성했다.

통작협에는 PC통신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기록된 "퇴마록"의 저자 이우혁
(32)씨와 "바람의 마도사"를 쓴 김근우(17)씨 등 37명의 온라인 작가들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통작협의 초대 의장으로 선임된 노재명(시나리오 작가)씨는 "PC통신
저작물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신문 방송 출판사 사설BBS 등에서
이를 불법 도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보호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립취지를 밝혔다.

통작협은 우선 통신 게시물의 불법도용과 표절을 감시하는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를위해 회원간 정보교환을 위한 게시판인 "글길장승"(go gg)을 하이텔에
개설했다.

글길장승은 옛날 마을 어귀에 세운 장승이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 역할을
한 것처럼 통신문단의 권익보호를 하겠다는 뜻에서 지은 이름.

당분간은 게시판을 통해 통신 저작권에 대한 홍보에 주력하고 필요할
경우에는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또 통신문단의 영향력과 힘을 모으기 위해 통신작가들의 정보교환이나
출판 및 홍보업무를 돕는 "도우미"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노재명씨는 "하이텔에 글을 연재해 인기를 얻은 아마추어 작가가 책을
출판할 경우 계약상의 절차나 각종 법적인 문제 등을 해결해 주는 한편
앞으로 자체 출판이 가능한 운영체제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통신문학이란 기존 문학과 달리 작가와 독자간의 상호 대화에 기초한
쌍방향 문학인 만큼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에서 독자와의 만남의 시간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겠다"고 덧붙였다.

통작협은 통신문단의 활성화를 위해 통신 작가들간 정기적인 교류의 장도
마련, 통신문단의 발전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할 계획.

또 전문 비평가들과 함께 통신문학에 대한 감상과 비평활동도 벌여나갈
예정이다.

< 유병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일자).